아셈 참가차 伊방문 朴대통령 “北과 대화의 끈 놓지 않을 것”
청와대-통일부 물밑서 대책회의… 23일 NSC회의서 전략 논의키로
북한이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과 관련된 내용을 16일 일방적으로 왜곡해 공개하고 비난 수위를 높임에 따라 제2차 고위급 접촉이 남측이 제안했던 30일에 열릴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정부는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북한의 ‘공세’를 정면으로 맞받아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는 ‘원칙’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기류도 강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자유토론에서 “북한은 남북 고위급 대화 개최에 합의했지만 곧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휴전선에서 총격전이 일어나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다시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이런 이중적인 면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갖고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통일부, 국방부 등 유관 부처도 이날 물밑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 주요 부처들도 북한의 ‘돌발 행동’이 있었다는 이유로 과도한 대응을 하기보다는 북한의 추가 움직임을 보면서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 소식통은 “별도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 23일로 예정된 정례적인 NSC 상임위 회의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북한의 의도와 향후 배경을 점검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이른바 ‘공개보도’가 10쪽에 이를 정도로 길었지만 기존 주장과 크게 다른 새로운 것이 없었다”며 소모적 대응을 하지는 않고 대화 기류를 이어갈 방침임을 밝혔다.
정부는 30일로 제안했던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제 날짜에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한의 추가적인 공식 제의에 대비할 방침이다. 다만 북한이 당분간 공세 기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6일 밤과 같은 북한의 폭로성 발표는 사실상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과 주장을 담아 갑자기 터뜨리는 식인데 대화 분위기만 흐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다만 우리 정부도 대북 전단 문제는 해당 지역 주민의 안전과도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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