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生家 대형 산불로 불에 타…北 국가적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15시 36분


코멘트
‘김정일 생가’라고 알려진 백두밀영지 안의 귀틀집. 동아일보 DB
‘김정일 생가’라고 알려진 백두밀영지 안의 귀틀집. 동아일보 DB
북한 당국이 김정일 생가(生家)라고 주장하는 백두밀영 고향집이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휩쓸려 불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21일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삼지연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화재가 백암군까지 확산되면서 국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면서 "백두밀영 고향집을 비롯한 백두산지구 혁명사적지 대부분이 타버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양강도 10군단, 국가안전보위부, 도(道) 인민보안국 등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중앙당 간부들까지 파견 나왔다"고 말했다.

백두산지구 혁명사적지는 김일성 생가로 알려진 평양 '만경대고향집'과 더불어 북한 당국의 우상화 사업이 집약되는 곳이다. 김정일은 1941년 2월16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근교 브야츠크에서 태어났지만 북한은 김정일이 1942년 2월16일 백두밀영의 한 '귀틀집'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면서 1970년대부터 이곳을 혁명사적지로 조성했으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권력을 잡은 뒤부터 '백두혈통'의 근원지로 선전해왔다.

소식통은 "가을이라 공기도 건조하며 낙엽도 말랐고, 바람까지 세차 (진화)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불이 난 지 며칠이나 지났는데도 불길이 수그러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벌써부터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화재가 고의든 실수든 누군가 줄줄이 죽어나갈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면서 "방화라면 국가적인 반동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고, 방화가 아니라 하더라도 국가 중요 사적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역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법 일꾼 사이에는 이번 일은 한두 사람이 책임질 수준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도당 간부들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현장에서 숙식을 하면서 불끄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아직까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