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정 격리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사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에볼라 공포로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할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받게 될 것으로 예상해 사표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에볼라 환자를 격리 입원시킬 수 있는 18개 응압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감염내과 간호사들은 일주일 전쯤 사표를 제출했다. 8일 시에라리온 국적의 17개월 남자아이가 고열 증세로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돼 에볼라 출혈열 감염 검사를 받으면서 담당 간호사들의 공포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는 에볼라 감염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더욱이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미국 간호사들이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간호사들의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복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은 “처음에는 두려워했던 것이 사실이고, 미국에서 간호사들도 걸렸다니까 공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100% 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이유가 작용하기는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에 대한 의료진 파견을 앞두고 안전대책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보호장구 등급을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기존 ‘레벨 D플러스’ 등급 보호장비 대신 ‘레벨 C’ 등급 전신 보호복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국에 파견되는 의료진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수준의 보호복은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레벨 C는 D에 비해 방수성이 더 뛰어난 전신 보호복이다. 레벨 D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 공기에 의한 감염을 차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지만, 레벨 C는 방독면을 장착해 호흡기 감염을 막는 데도 탁월하다.
의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아프리카 의료진 파견과 관련해 “무엇보다 의료진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활동을 마친 의료진의 송환에 대한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1월 파견 예정인 의료진이 귀국할 때 제3국에서 잠복기(21일) 동안 머문 뒤 한국 땅을 밟게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어느 나라에서 선뜻 감염 의심자를 받아들이겠냐”며 “과거 사스(SARS) 사례를 살펴봐도 의료진을 통한 2차 감염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의료진 송환 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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