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은둔 스노든, 지난 3월 캐나다 TED 행사장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3일 11시 42분


지난 3월 캐나다의 한 TED 행사장에 깜짝 손님으로 나타난 에드워드 스노든 덕분에 '텔레프레전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감청을 폭로해 러시아에 은둔 중인 스노든은 이날 소형 카트 위에 얹힌 디스플레이를 통해 행사장에 나타나 강연을 하고 청중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론 멀리 있음에도 자신의 '분신'을 보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하는 기술이 바로 텔레프레전스다.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분야 전시회인 '월드IT쇼(WIS)2014'에서 글로벌프론티어사업단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은 텔레프레전스 관련 신기술을 선보였다.

연구단의 부스에서는 연구원의 키보드나 마우스 조작 없이도 손짓만으로 움직이는 게임 캐릭터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연구원이 손을 위로하자 대형화면 속 팩맨이 위로 움직이고 우측으로 틀자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팔꿈치 아래에 찬 밴드를 통해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인식하는 원리다. 처음 착용한 뒤 초기값(영점)만 잡아주면 곧 바로 사용이 가능했다. 김기훈 KIST 선임연구원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쉽게 사용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젤을 바르지 않아도, 밴드를 편한 부위에 착용만 하면 작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팀은 영상을 통해 진행 중인 '아바타 프로젝트'도 함께 공개했다. 밴드를 착용한 사람이 손과 팔을 움직이자 로봇팔이 이를 똑같이 따라했다. 원격으로 물건을 집어 옮기는 것도 가능했다. 김 연구원은 "로봇팔이 물건을 잡았을 때의 압력과 감촉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사용자에게도 전해지도록 하는 햅틱피드백(haptic feedback)기능을 1~2년 안에 추가할 것"이라 설명했다.

안상철 KIST 책임연구원은 4분 30초 만에 본인의 3D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대상자가 원판 위에 서면 원판이 회전하는 동안 형상을 인식하는 깊이카메라(Depth Camera)와 일반 카메라가 함께 촬영해 3D 모델을 만든다. 미리 만들어둔 뼈대 위에 이렇게 만들어진 모델을 입히면 곧바로 걷고 뛰거나 춤을 추는 영상도 만들 수 있다. 안 연구원은 "이렇게 만들어진 본인의 3D 모델을 아바타로 이용해 영화에서처럼 원격화상회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범재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장은 "최근 텔레프레전스가 세계적인 화두"라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UI)를 만드는 것이 연구단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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