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일가 38명, 美 부동산 57건 위법 취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외환거래 신고의무 안지켜… 최수현 금감원장 “엄중 처리”
오너家 117명 5억달러 규모 보유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 110여 명이 미국에 4억9000만 달러(약 518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해외 부동산 취득과 해외 직접투자 과정에서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6월 말부터 21개 그룹의 대주주 등 117명을 대상으로 외환거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에는 삼성 LG SK 한화 CJ 효성 한진 한솔 대림 LS그룹 등 주요 대기업그룹이 상당수 포함됐다.

금감원은 117명이 직접 또는 해외법인 등을 통해 모두 272건, 4억90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이들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현지 법인을 세우는 과정에서 신고 의무 등을 제대로 지켰는지 살펴보고 있다.

현재까지 검사가 완료된 인원은 94명으로, 이 중 38명이 57건의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는 등 외화자본 거래 때 금융당국에 관련 사실을 신고해야 하지만 38명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모 그룹의 A 씨는 미국 하와이 마우이 지역에 1200만 달러 상당의 주택 7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취득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을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이날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 엄중히 조사할 것”이라며 “재벌들의 부당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부동산#외환거래#대기업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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