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타격’ SLBM, 南에 치명적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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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다시 안갯속]軍 “北 신형잠수함 진수” 확인

북한이 새 잠수함을 진수했다고 군 당국자가 2일 공식 확인했다. 최근 국내외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북한 신형 잠수함의 존재를 정부가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을 실시하는 등 잠수함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이 핵 소형화와 함께 SLBM 기술을 완료하고 이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잠수함 개발에 성공할 경우 우리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북한 핵공격에 무방비 상태에 빠질 수 있어

군 당국이 이번에 확인한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골프급(3000t)이 아닌 로미오급(1800t) 잠수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통상 로미오급 잠수함은 선체 길이가 77m 이내인데 이번에 확인된 잠수함의 길이는 67m”라며 “기존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과 함교(전망탑) 등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어급 잠수함의 크기를 늘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1, 2년 안에 SLBM 개발도 완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 당국은 지난달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의 마양도 잠수함기지에서 SLBM 수직발사대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 들어 수십 차례 지상에서 해상 상황을 가정한 SLBM 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LBM 기술은 핵 소형화와 함께 한 국가가 어느 곳에서나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B-52와 같은 전략 핵폭격기와 달리 SLBM은 잠수함으로 은밀하게 적진으로 침투해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SLBM은 수중에서 미사일이 점화되는 ‘핫 론칭(Hot Launching)’과 물 밖에서 점화되는 ‘콜드 론칭(Cold Launching) 방식’이 있다. 핫 론칭은 점화 시 발생하는 고온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 및 열 배출 구조가, 콜드 론칭은 고압 압축공기를 이용해 탄도미사일을 물 밖으로 내보낸 뒤 점화시키는 기술이 핵심이다.

특히 콜드 론칭은 잠수함 안에 복잡한 열 배출 장치를 갖출 필요가 없고 핫 론칭 발사대보다 단가가 낮으며 레이더 포착을 피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북한이 핵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고 SLBM 기술까지 확보한다면 잠수함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한국 영해에 침투한 뒤 후방에서 핵탄두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

최종 관건은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골프급 잠수함을 확보했느냐 여부. 북한은 1990년대 중반 러시아의 골프급 고철 잠수함을 수입한 뒤 해체해 역설계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킬체인’ 체제 수정해야 할 수도


군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년 내에 3000t급 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해군은 2020∼2024년이 돼야 수직발사관을 탑재한 3000t급 잠수함(장보고함III) 3척을 전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 20여 척을 비롯해 70여 척의 잠수함과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군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북한의 3000t급 잠수함 보유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 군의 대북 핵·미사일 타격시스템인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2023년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인 킬체인은 북한군 지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동식발사대(TEL)가 주된 타격 목표다. KAMD도 적의 지상 탄도미사일을 고도 30∼40km 이하에서 타격하는 체계여서 SLBM을 요격하기 어렵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잠수함 능력에 대비한 잠대지 미사일 방어체계를 확충하는 등 지금부터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남북관계#북한 신형잠수함#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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