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지금까지 1400여 회에 걸쳐 강연을 해 온 요코타 메구미의 모친이 강연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결정은 ‘메구미가 약물 과다 투여로 사망했고 관도 없이 매장됐다’는 동아일보 보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메구미의 어머니 사키에(早紀江·78) 씨는 8일 군마(群馬) 현 미도리(もどり) 시에서 강연한 뒤 기자들에게 “오랜 기간 강연을 해 피로가 심하다. 체력적으로 위험하다. (딸이) 돌아왔을 때 (병으로) 누워 있으면 안 되니 올해는 쉬고 싶다”고 말했다. 사키에 씨는 앞으로 집회에 비디오 메시지를 보내거나 다른 납치 피해자 가족을 대신 참석시킬 계획이다. 내년 이후 강연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02년 9월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메구미를 포함한 12명의 일본인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한 이후 사키에 씨는 남편 요코타 시게루(橫田滋·81) 씨와 함께 매월 10여 차례 강연했다. 불러주는 곳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적극 참석해 딸의 무사 귀환을 호소했다. 시게루 씨는 한 달 전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 시 자택 근처에서 넘어져 앞니가 부러지고 얼굴을 다치는 부상을 입어 자택에서 요양 중이다.
메구미 부모는 동아일보가 7, 8일 일본 정부의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메구미의 약물 과다 투여 사망 사실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파장을 의식해 조사보고서 존재 자체를 공식 부인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납치문제대책본부가 탈북자들을 상대로 한 메구미 사망 증언 조사에 직접 참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까지 제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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