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와 여당 대(對) 교육청과 야당의 진영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는 무상복지 논쟁을 놓고 여권 일각에서 교육감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정당의 공천을 받지는 않지만 보수, 진보 진영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 상태에서 직선제로 선출된 교육감이 정치성향을 달리하는 자치단체장과 대립하는 것이 복지논쟁의 본질이라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출신이자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이군현 의원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교육감 간선제가 비리의 온상이 되면서 직선제로 바꾼 것인데 직선제를 해보니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매번 엇박자만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상복지 예산편성 논란은 물론이고 최근 자율형사립고 폐지와 오전 9시 등교 문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교육감 선거를 많은 돈을 들여서 따로 할 필요가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6·4 지방선거 후보자 수입·지출 명세에 따르면 시도지사 후보들이 1인당 평균 7억6300여만 원을 쓴 데 비해 교육감 후보들의 지출액은 10억140여만 원이나 됐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이 없어 많은 후보들이 출마해 경쟁하는 데다 시도지사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도 낮아 많은 홍보비용을 쓸 수밖에 없는 고비용 선거라는 것이 선관위의 분석이다.
여권 내에서는 교육감이 시도지사와 짝을 이뤄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 러닝메이트 제도와 시도지사가 교육감을 임명하고 시도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야당 측은 여권의 주장이 무상복지 논쟁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응한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교육감 직선제는 2006년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바꾼 것을 뒤집자는 것은 정략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감 선거에서 인기영합적인 복지 공약을 쏟아내고 당선되면 본인의 공약 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것이 지방 재정의 위기와 현재 복지 논쟁을 불러온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지방교육재정 지출을 분석한 결과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예산은 2조22억 원에서 3조8797억 원으로 93.8% 증가했지만,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시설투자비는 5조2218억 원에서 4조7990억 원으로 8.1%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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