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쌤앤파커스’ 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를 펴낸 혜민 스님이 이 출판사와의 차기작 계약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김난도 서울대 교수, 스타강사 김미경 씨 등 다른 인기 저자들의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혜민 스님은 2012년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쌤앤파커스에서 출간해 7개월 만에 100만 부를 넘겼다. 혜민 스님은 초대형 베스트셀러에 이은 차기작도 쌤앤파커스에서 펴내기로 했으나 최근 계약을 철회했다. 쌤앤파커스 측은 “혜민 스님과 다음 책에 대해 선계약을 했지만 (성추행 논란 후) 우리와 안 하기로 결정했다”며 “지금까지 나온 책에 대한 계약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혜민 스님뿐만 아니라 쌤앤파커스에서 베스트셀러를 낸 저자 A 씨도 “계속 계약을 유지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스타 작가들뿐만 아니다. B출판사 관계자는 “다른 작가들도 당분간 쌤앤파커스를 통해 책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쌤앤파커스가 성추행 논란의 진위를 떠나 윤리 문제, 사회적 평판에 더욱 신경 써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사재기를 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소속 작가들이 절판 혹은 계약 철회를 요구했었다.
C출판사 대표는 “쌤앤파커스가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요즘 출판계 사람들이 모이면 이미지 관리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2006년 설립한 쌤앤파커스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2010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을 100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로 만들면서 출판계의 신성(新星)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7월 쌤앤파커스 수습 여사원이 “상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사직한 뒤 상무를 강제추행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상무는 사표를 냈으나 올해 4월 서울서부지검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9월 회사에 복귀했다. 이에 여사원은 서울고등법원에 기소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냈지만 4일 고법은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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