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농식품 중 수출액 1위 품목은 김이다. 지난해 6729만 달러(약 740억 원)를 수출했다. 우리 김의 주요 소비국인 일본을 지난해 처음 앞지르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한국 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2010년 대미 김 수출액은 2300만 달러에 불과했다. 3년 만에 무려 3배로 늘어난 셈이다. 올해는 김 수출액이 이미 2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 원래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반찬용으로 소비됐다. 서구에서는 대체로 해조류를 즐겨 먹지 않는다. 영어로 ‘바다의 잡초(seaweed)’로 불리는 김은 색깔도 검은색이라 ‘블랙페이퍼’라 불린다. 그런데 그런 김에 대한 서양인들의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다. 김은 더이상 동양인만 먹는 식품이 아니다.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비타민 함량이 높은 웰빙 식품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 뉴욕 한복판 타임스스퀘어에서 개최된 한국 농식품 홍보행사에서도 김은 큰 인기를 끌었다. 단순한 일회성 관심이 아니었다. 한국산 김은 현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소형 슈퍼마켓에서도 판매된다. 간식으로 한국산 조미김을 채택하는 학교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12년 서구인의 입맛에 맞는 16종의 김 요리법을 만들어 책을 펴냈다. 스낵으로 먹는 미국 소비자의 기호를 감안해 수출용 김은 바삭하게 가공하고, 기름과 소금 함량도 낮추었다. 불고기 맛, 고추냉이 맛 등 여러 가지 맛도 가미한 결과 김은 전 세계 무대에서 수출 대박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수산물을 애용하는 민족에게 성인병은 많지 않다고 한다. 수산물은 건강식이고 자연식이다. 생선, 해조류 등 수산물은 맛과 영양을 모두 갖춘 훌륭한 웰빙 식품이다. 이번 뉴욕 행사에서도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미역국수’가 많은 호응을 받았다. 김이 세계 시장의 문을 열었고 전복, 굴, 오징어, 넙치, 참치, 미역 등이 뒤이어 수출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을 보였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경기 침체로 수산물 소비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가 최근 수협 주최로 aT센터에서 열렸다. ‘우리 수산물로 100세 건강을 지키자’는 ‘어식백세(魚食百歲)’ 행사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산물의 국내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출 증대는 우리에게 기회로 다가온다. 일본의 원전사태는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온 힘을 집중해 시장을 개척해야 할 시점이다. 침체된 수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어가 소득 증대를 위해 수산물 수출을 증대시키자. 향후 2, 3년이 우리 수산업의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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