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없이 미래 없다]佛 집세의 40% 보조… 스웨덴 임대료 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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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집 걱정 없는 유럽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직업을 구하지 못한 프랑스 여성 라나 씨는 회사원 남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신혼집으로는 방 1개가 딸린 66m²(약 20평)가량의 아파트를 구할 예정이다. 월 400유로 정도의 월세가 예상되지만 라나 씨는 별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지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주거보조금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라나 씨는 “프랑스 연인들은 결혼할 때 집 문제로 다투지 않아요. 사랑만 있으면 같이 살 수 있답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신혼부부의 주거비 중 약 40%를 주거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자녀가 이미 있는 가족에게는 가족주택보조금(ALF), 자녀가 없는 경우는 사회적주거보조금(ALS)이 지급된다. 학생 부부에게는 공공임대주택, 학생기숙사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프랑스 정부는 자녀 수, 지난 1년 동안의 소득, 주택의 크기 등을 고려해 매년 지원금을 조정한다.

주거비의 약 40%를 지원하는 스웨덴은 신혼부부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920년대부터 ‘임대료 인상 억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세입자 단체와 집 소유주 단체가 단체 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집 소유자가 폭리를 취하기 어려운 구조다.

스웨덴 스톡홀름 시 외곽에서 민간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망누스 칼손, 안나 파바티 씨 부부는 매달 8000크로나(약 120만 원)의 임차료를 내고 있지만 부담은 적은 편이다. 칼손 씨는 “정부에서 3000크로나(약 45만 원) 정도를 지원받고 임차료도 거의 오르지 않아 집을 사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소 인구정책연구본부장은 “프랑스 스웨덴 등이 시행하는 주거수당제도가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우리나라도 소득 기준에 연연하지 말고 실제 수요에 맞춰 주거수당을 지원해준다면 현재 전세비용 때문에 결혼이 좌절된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파리=이철호 irontiger@donga.com / 스톡홀름=조동주 기자
#저출산#신혼부부 주거비#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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