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미디 스타 빌 코스비(77)가 최근 불거진 성폭행 의혹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었다. 빌 코스비는 1980~90년대 인기 시트콤 '코스비 가족'(원제 코스비 쇼)의 자상한 아빠 역할로 유명해진 미국 대표 코미디언이다. 그런 그가 30여 년 전 10대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소년 시절 모델 활동을 했던 바버라 보먼(47)은 14일자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코스비가 1985년 배우지망생인 나에게 자신을 아버지처럼 여기도록 세뇌를 한 후, 내게 약을 먹여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보먼은 16일 CNN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주변에 이에 대해 털어놨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방송사에서 코스비를 보호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파문이 번지자 코스비는 19일 출연하기로 했던 CBS '데이비드 레터맨 심야쇼' 스케줄을 돌연 취소했다. 하지만, 15일(현지시간) 전파를 탄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프로그램 '주말 판 토요일'에는 예정대로 나왔다.
아내와 함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코스비는 개인 소장품인 아프리카 예술품 몇 점을 스미소니언 국립 박물관 아프리카 미술 전시회에 대여하게 된 사연에 대해 이야기했고, 인터뷰 말미에 진행자 스콧 사이먼이 성폭행 의혹에 대해 물었다.
사이먼은 "즐겁지 않은 질문이지만, 요즘 당신과 관련해 심각한 성폭행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넌지시 물었다. 하지만 코스비는 아무 말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사이먼은 "지금 아니라는 듯 머리를 흔들고 있는데, 뉴스 산업계 종사자로서 꼭 이 질문해야겠다. 당신은 답변을 해야 한다"며 재차 물었지만, 코스비는 입을 열지 않았다.
사이먼은 마지막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팬들은 대답을 원한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세 번째 침묵이 이어졌다. 사이먼은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한 채 인터뷰를 끝냈다. 다음 날인 16일 코스비는 자신의 트위터(@BillCosby)에 자신의 법적 대리인인 존 슈미트 변호사의 글을 링크해 놓았다.
슈미트 변호사는 이 글에서 "코스비에 대한 오래된 신빙성 없는 주장이 또다시 등장했다. 코스비는 이런 주장을 중요한 일로 만들 의사가 전혀 없다. 그는 자신을 지원해 주는 모든 팬에게 감사하고 있으며, 77세라는 나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코스비나 그의 대변인은 (성폭행 추문 관련) 어떠한 진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스비는 2006년에도 2년 전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다른 여성에게 피소되는 등 추문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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