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25번 정답자 6000명 늘어… 중위권 수험생 등급 등락 불가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수능 출제 이대로는 안된다]복수정답 인정 파장 어디까지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홀수형 25번 문항에 대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복수 정답을 인정하기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중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등급 변동 등 상당한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오류 검토가 진행 중인 생명과학Ⅱ는 복수 정답이나 정답 변경 등의 결정이 날 경우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서울대, KAIST, 주요 대학 의대 진학 여부가 갈리는 등 큰 파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입시전문업체 이투스청솔, 메가스터디, EBSi 사이트에서 이뤄진 수험생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 과목에서 원래 정답인 ④번 지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응시생의 약 94%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류가 발생한 보기 ⑤번을 선택한 학생은 약 2%로 수험생 수로 환산하면 5800∼6000명 정도가 된다. 전문가들은 “중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평가원이 제시한 원래 정답을 맞혔다”며 “중하위권 학생들 중 상당수가 복수 정답으로 지목된 ⑤번 지문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복수 정답 판정의 효과로 원점수가 오르는 등의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5800∼6000명의 원점수가 25번 문항의 배점만큼인 2점씩 오르면 등급컷도 그에 따라 상승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1등급 컷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현재 약 98점인 1등급 컷이 99점이나 100점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등급 커트라인이 변하면 98점을 받은 수험생이 복수 정답 인정 때문에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영어 복수 정답을 반대하고 있다. ⑤번 지문을 선택하지 않은 중위권 학생들도 복수 정답의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등급이나 백분위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은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KAIST, 주요 대학 의대를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한 과목이기 때문에 영어에 비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과 수험생, 전문가들이 지목한 정답 사이에 선택률도 차이가 심해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투스청솔, 메가스터디, EBSi의 가채점 정답 선택률을 보면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인 ④번이 약 11%, 수험생과 전문가들이 지목한 ②번이 약 74%다. 대다수 수험생이 평가원의 정답을 정답으로 지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평가원이 ②, ④번을 모두 복수 정답으로 인정하면 정답률은 11%에서 85%로 뛴다. 만에 하나 논란이 있는 ④번을 정답에서 제외하고 ②번만을 정답으로 인정하는 ‘정답 변경’을 할 경우 정답률은 11%에서 74%로 바뀐다. ④번을 선택한 학생들은 정답이 오답으로 바뀌면 이에 불복해 교육부와 평가원을 상대로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수능 출제#수능 복수정답#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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