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유출경로 수사]3일 지인들과 모임서 심경 토로
2014년 5월 박지만 만난 여권관계자
“朴대통령, 朴회장에게 전화 걸어 사업外엔 눈-귀 가리라고 말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그룹 회장(사진)이 3일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나와는 무관한 소설들이 나돌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에) 화도 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 회장은 또 “사람들이 예전의 대통령 측근들이 하던 행동을 생각하고 (나에 대해) 상상을 펴는 것 같다. 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정치에 관여할 생각조차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고 이 모임에 참석한 지인 A 씨가 전했다.
이날 모임은 서울 강남의 박 회장 자택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지인 5, 6명과 함께 저녁식사에 반주를 곁들여 3시간 넘게 밤늦게까지 이뤄졌다. 12월에 생일이 있는 지인들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박 회장도 이달 15일이 생일이다.
박 회장은 “나는 취임식은 물론 누나(박 대통령)가 당선된 이후 청와대에 간 적이 없다. 나는 인사와 관련해 단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고 전화를 한 적도 없다”며 자신이 ‘비선 실세’ 의혹을 사고 있는 정윤회 씨 등과 인사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 A 씨는 “박 회장은 누나인 박 대통령이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닌데 자신이 인사에 개입한다든지 그런 일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모든 것이 소설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5월경 박 회장을 만난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처럼 사업에만 집중하면서 다른 일에는 눈과 귀를 가리라’고 했고, 박 회장은 그 지시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박 회장은 자신의 자택과 서울 강남구 논현동 EG 서울사무소에 3일부터 취재진이 몰려들자 승용차를 바꿔 타고 출퇴근하는 등 철저하게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4일 오전 박 회장은 자신이 평소 타고 다니던 벤츠 승용차를 빈 차로 먼저 보낸 뒤 다른 차량을 이용해 출근했다. 이에 앞서 3일 오전에는 줄곧 자택 안 지상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박 회장의 벤츠 승용차가 지하주차장으로 옮겨졌다. 이날 박 회장은 평소와 달리 외부와 차단된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출근길에 올랐다. 퇴근길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9시 40분경 박 회장의 차량이 자택에 돌아왔지만 박 회장은 타고 있지 않았다. 박 회장은 다른 차량을 타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경비원을 통해 취재진에게 손난로(핫팩)를 일일이 전달하기도 했다. 경비원은 “회장님이 이미 집에 들어왔다. 수고들 하신다며 이걸 나눠주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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