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외부 지인통해 언론 유출 정황”… 압수수색 직전 파일 삭제 지시 확인
‘연락책’ 지목 김춘식 靑행정관 조사
식당3곳 압수수색… 조응천 5일 소환
‘정윤회 동향’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경찰로 복귀할 때 일반 공직자 감찰 문서 등은 박스에 넣어 경찰로 보냈지만 정 씨 동향 문건 등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관련 문서는 별도로 보관했고, 이것이 ‘제3의 경로’로 일부 언론에 유출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박 경정이 올해 2월 원대복귀하기 일주일 전쯤 정 씨 동향 문건을 포함한 100건 이상의 문서를 갑자기 출력한 사실을 포착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그가 이 문서를 두 종류로 분류한 흔적을 확보했다. 청와대 직원이나 일반 공무원 감찰 자료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로 보낸 라면 박스에 들어 있었지만, ‘측근 친인척 문건’은 따로 빼냈다는 것.
청와대는 자체 조사 결과 박 경정이 민감한 문건을 따로 관리하며 정기적으로 모이는 청와대 외부 지인들에게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앞두고 박 경정이 부하인 유모 경장을 시켜 자기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삭제한 것을 확인하고 핵심 증거들을 인멸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파일을 복구 중이다. 검찰은 이날 박 경정을 소환해 문건 작성과 유출 경위, 자료 삭제를 지시한 이유 등을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검찰은 또 문건에서 ‘십상시(十常侍)’로 표현된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48)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정 씨와 정례적으로 만났는지를 밝히기 위해 ‘연락책’으로 지목된 김춘식 청와대 국정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모임 장소로 등장하는 J중식당 등 3곳을 압수수색해 예약 장부와 폐쇄회로(CC)TV 기록을 확보했다. 박 경정의 직속상관이었던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2)은 이르면 5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