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보도 前 아사히 기자 “폭력에 굴하지 않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03시 00분


1991년 김학순 할머니 증언 기사화… 우익세력의 집요한 협박에 시달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기사화했다가 우익의 협박에 시달려온 전 아사히신문 기자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56) 씨가 “자유주의를 무너뜨리려 하는 폭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에무라 씨는 8일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군 위안부 관련 기사를 날조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아사히신문에 보도한 바 있다.

우익들은 기사가 허위라며 그를 집요하게 ‘매국노’로 공격해 왔다. 우익들은 심지어 “자살로 몰아넣겠다”는 글과 함께 고교생 딸의 사진과 실명 주소까지 인터넷에 올렸다. 하지만 딸은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잘 안 나온 사진이 공개돼 괜히 약이 오른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우에무라 씨는 전했다. 월 수만 엔(수십만 원)의 시간강사 급료와 퇴직금으로 생활한다는 그는 딸의 모습에 분발하며 최근 상황을 버텨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협박에 지지 말라”며 자신을 고용한 대학을 응원하는 이들에게서도 격려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자신의 군 위안부 관련 기사를 비판해온 월간지에 수기를 발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에무라 씨는 올해 3월 아사히신문에서 퇴사한 뒤 교수로 내정된 고베(神戶)의 쇼인여자학원대학이 우익들의 집중적인 항의 전화와 e메일에 채용 계약을 해지했다. 이어 그를 시간강사로 채용한 홋카이도(北海道)의 호쿠세이가쿠엔(北星學園)대는 폭탄테러 같은 협박이 이어지자 내년에 그와 재계약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에무라 씨는 2일 뉴욕타임스(NYT) 기사에서 “그들은 역사를 부정하기 위해 ‘협박’이란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우익을 비판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위안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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