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어린 남동생이 군대에 가서 이런 일을 겪는다면…. 눈이 뒤집힐 것 같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을 처음으로 신고한 김재량 병장(22·당시 상병·사진)이 당시 용기를 내 사건을 알렸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김 병장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참여연대가 주관하는 올해 의인상을 수상했다. 전역을 한 달 앞둔 김 병장은 “작은 신고가 군 쇄신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병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가해자 중 한 명인 지모 상병으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바로 신고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 상병에게 수차례 자수할 것을 권유했지만 “(얘기했다간) 이 병장(범행을 주도한 인물)한테 죽는다. 너만 입 다물고 있어주면 조용하게 끝난다. 차라리 윤 일병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김 병장은 가해자들에 대해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체구가 작았던 윤 일병에게 종종 안부를 묻곤 했다는 김 병장은 “윤 일병이 아쉽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상을 받아도 기쁘지만은 않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을 때 행사장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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