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박지만과 대질요구 가당치도 않아”

[‘정윤회 문건’ 파문/용두사미 ‘체육비리 척결’]
朴회장 친구 한선교, 페이스북에 글… 朴, 태국여행 취소 檢소환 대비한듯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2012년 대선 직전 “누나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와 내 가족의 사적인 삶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회장이 대선 직전에 “대통령의 아들도 모자라서 이젠 대통령의 동생으로 살아야 한다”며 “남들은 참 복도 많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의원은 “그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면서 “최근 박 회장이 ‘가만있는 사람을 왜 자꾸 끌어들이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도 했다. 한 의원은 박 회장의 오랜 친구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가 검찰에서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한 의원은 “가당치도 않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대통령의 동생을 끌어들여야 자신의 급수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한때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분이 엉뚱한 쪽으로 왜곡시켜야 되는가”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또 “(정 씨가) ‘토사구팽을 당했다’ ‘대통령 당선 직후 감사 전화를 받았다’는 말을 할 때부터 알아봤다”며 “이런 하급의 발언 역시 속이 보이는 자기 과시가 아니냐”고 비꼬았다.

한편 박 회장은 결혼 10주년 기념 해외여행을 취소했다. 당초엔 12일 태국 방콕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주변에선 검찰 소환에 응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씨가 여러 건의 고소장을 제출하고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적극 대응하면서 박 회장도 더는 침묵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