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직장인 류진호 씨(45)는 요즘 재테크 걱정만 하면 골치가 아프다. 다달이 쓰는 생활비에 주택 대출금까지 지출이 만만치 않은데 내년이면 중학교에 진학하는 딸의 교육비도 늘려야 한다. ‘평생직장’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시대라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40, 50대는 매일 돈 걱정을 떨칠 날이 없다. 부쩍 커진 지출에 내 집 마련 부담, 여기에 노후 준비까지 하려면 한 달 소득이 빠듯하기만 하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중장년층을 위해 다양한 금융투자상품과 금융컨설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각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은행별, 증권사별로 마련된 다양한 상품을 조합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은퇴 준비가 우선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40, 50대가 해야 할 재테크의 첫 번째 과제로 노후 대비를 꼽는다. 100세 시대를 살기 위해선 한 살이라도 젊을 때부터 미리 노후를 위한 금전적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노후설계를 위한 통장과 예적금 상품을 결합한 ‘우리평생파트너 상품패키지’를 중장년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직장에 다닐 때부터 은퇴 이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급여나 연금을 이체할 때 전자금융 이체수수료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를 월 10회 면제해준다.
우리평생파트너 예적금 상품은 가입한 뒤 환갑, 칠순, 팔순 등의 이유로 중도 해지하면 기본금리(현재 연 2.1%)를 적용받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반 예적금 상품은 중도해지하면 낮은 이율을 적용받지만 우리평생파트너 예적금은 은퇴 준비 상품으로 특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판매 중인 ‘KB골든라이프적금’도 대표적인 노후 대비 상품이다. 이 상품은 최소 3년에서 9년까지 돈을 납입한 뒤 원리금 수령기간을 1년에서 10년으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적금을 노후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적립기간이 길수록 우대이율을 적용받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어떻게 은퇴 이후의 삶에 대비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은행이나 증권사에 들러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도 유용하다. 금융회사들은 저마다 은퇴전문가들을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2년부터 팀장급 직원 중 800여 명이 ‘100세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전국 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장년 고객을 위한 자산관리와 은퇴설계 상담을 주로 진행한다. 은퇴 상담 서비스를 주로 하는 ‘청춘 100세 라운지’도 100개의 영업점에서 운영 중이다.
증권사의 전문 상담 서비스도 인기
최근에는 단순히 자산관리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생활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유명 인사들이 멘토가 되어 은퇴를 준비하는 태도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금융전문가들이 세무 및 자산관리 상담을 해주는 방식이다.
삼성증권이 운용 중인 ‘삼성증권 은퇴학교’는 직장인 뿐 아니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대기업 임원, 주부까지 은퇴를 준비하는 전 계층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종합 컨설팅 서비스’다. 2012년 은퇴학교가 문을 연 뒤 약 5000명의 고객이 삼성증권 은퇴학교를 거쳐 갔다.
부부가 함께하는 부부은퇴학교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은퇴와 삶’, ‘은퇴와 재무’ 등의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산을 형성하고 노후연금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조언해주는 100세 시대 힐링캠프 등 중장년층을 위한 다양한 노후 준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100세시대 인생대학’은 우리투자증권이 서울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은퇴 준비 프로그램이다. 9월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매주 월요일 서울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5기 인생대학은 전문가들의 강의와 전북 순창군 건강장수연구소 방문으로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김민영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인생대학을 마친 중장년층 고객들이 노후 준비에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산 형성도 중요한 과제
중장년층에게는 노후 준비만큼 자산 형성도 큰 재테크 과제다. 아직 소득이 있을 때 자산을 충분히 불려 놓아야 노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면서 환금성을 높인 금융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투인원’은 수익률과 원금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두 개의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둘 중 하나의 기초자산이 크게 하락하더라도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신한NEO50플랜’은 투자자의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주식이나 선물 등 위험자산을 담지 못하도록 만든 은퇴전용계좌와 월지급상품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자동으로 펀드에 투자해주는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자산 관리 목적을 모으기, 굴리기, 누리기 등으로 세분해 투자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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