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聯 빅3, 날로 먹겠다는 생각뿐” 김부겸 분노, 왜?

  • 주간동아
  • 입력 2014년 12월 25일 14시 53분


김부겸 전 의원(사진)은 12월 17일 ‘주간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빅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가 계파 해체 선언도 안 하고 날로 먹겠다는 생각밖에 없으니 의원들의 분노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후보자들이 야권 재구성이라는 큰 그림을 내놔야지 내 편 네 편만 따지면 되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40.3%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를 발판으로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중도파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당권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사실상 출마 의사를 접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불출마 선언을 유보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입장 표명이 늦었는데 좀 더 늦는다고 달라지겠나. ‘빅3’가 안 나오면 출마하느냐고 기자들이 묻더라. 나는 특정 선수를 지정해 누군 나오면 된다, 안 된다는 식의 정치는 하지 않는다. ‘빅3 매치’가 사실상 또 다른 고통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절박한 요구에 동참하는 거지. 그런 분위기에 올라타 현실적 이익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나는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 조건이 아니다. 계파 청산이라는 당내 흐름이 만들어지는 데 찬물은 끼얹고 싶지 않을 뿐이다.”

공식적 입장 표명은 언제쯤….

“그들(빅3 불출마를 요구하는 중도파 의원들)이 사람들을 만나고 있으니 며칠 있으면 나오겠지. 지금까지 시간을 끈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이런 흐름(빅3 출마 포기 요구)을 닫아버리면 계파 해체 요구 목소리가 더는 안 나온다. 선거판 성격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친노 대 비노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이미 빅3 캠프는 가동되고 있는데 그들의 출마 선언이 중요한가.


“그렇다. 이미 다 뛰고 있다. 우리가 국회 130석을 가진 당이지만 국민 지지는 의석수만큼 크지 않다. 그렇다면 후보자들이 야권 재구성이라는 큰 그림을 내놔야지 내 편 네 편만 따지면 되겠나. 계파 해체 선언도 안 하고 날로 먹겠다는 생각밖에 없으니…. 그런 것에 대한 의원들의 분노가 일어나는 거다.”

컷오프가 있어 결선은 빅3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치고받고 할 거다. 빅3는 선거인단 구성 비율 같은 세부적인 샅바싸움, 멱살잡이를 하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이 판을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빅3가 불출마 혹은 계파 해체를 해야 김 전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불출마를 요구하는 건 아닌가.

“그런 측면도 있다. 나의 소위 주력군이라는 게 지난 (2012년 1월) 전당대회에서 얻은 내 표와 손학규 전 대표의 표 정도다. 그래도 우리는 (계파정치,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명분을 갖고 있으니 함부로 못 하는 거다. 자기 계파가 당권을 먹으면 당을 멋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굳이 당권을 가져가겠다면 진정한 지도자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내 새끼만 챙기는 정치는 안 하겠다’ ‘계파 넘어서는 대탕평정치를 하겠다’ 이런 걸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거다. 그래야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대탕평정치가 가능하다고 보나.


“글쎄. 이렇게라도 고함치면 최소한 모든 걸 날로 먹겠다는 생각은 못 할 거 아닌가. 자신의 ‘팔다리’(세력) 일부는 잘라내겠지. 조경태, 추미애 의원 등도 출마한다니 어디 한 번 지켜보자.”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968호에 실린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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