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아산 ‘기업도시’ 약진… 고창-제천 ‘6차 산업’ 모범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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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역경쟁력지수 평가]

올해 전국 160개 시군에 대한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서는 충남, 수도권, 부산, 경남, 전남지역의 ‘기업도시형’ 시군들의 종합 순위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거제시는 대형 조선소 2곳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2012년 평가 때보다 7계단 상승해 종합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충북 제천시, 충남 계룡시, 전북 고창군, 전남 무안군, 경북 영주시는 지역의 고유한 농림어업 자원을 가공하고 이를 관광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이 시군들은 지역경쟁력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부문인 지역경제력 항목에서 2012년 평가보다 최소 30계단 이상 순위가 뛰었다. 이는 정부가 농어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농어업의 6차 산업 활성화’의 단초로 평가되고 있다. 고창군이 지역 특산물인 복분자를 활용해 가공, 유통은 물론이고 체험관광까지 접목한 ‘복분자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대기업 유치… 아산 13계단↑ 충남도와 아산시가 9월 공동으로 주최한 2014 채용박람회 전경. 아산시에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 생산기지가 들어서면서 올해 지역 경쟁력이 13계단 상승했다. 충남 아산시 제공
대기업 유치… 아산 13계단↑ 충남도와 아산시가 9월 공동으로 주최한 2014 채용박람회 전경. 아산시에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 생산기지가 들어서면서 올해 지역 경쟁력이 13계단 상승했다. 충남 아산시 제공
○ 충남, 경기, 지방 대도시권 시군 급상승

올해 평가에서 지역경쟁력지수가 2012년보다 10계단 이상 상승한 시군은 충남 당진시 등 26곳이다. 올해 38위로 상위 50위권에 처음 진입한 당진시는 2012년 평가와 비교해 34계단 순위가 급상승했다. 당진시는 2012년 시로 승격된 뒤 인구 유입이 늘면서 신규 주택 건설이 증가했다. 종합 순위 상승 폭이 두 번째로 큰 곳은 전남 영암군으로 2012년 평가보다 31계단 상승하면서 50위에 올랐다. 사업체 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었다. 2012년과 비교해 20계단 상승한 경기 의왕시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인구 유입이 활발해졌다.

대기업 생산기지가 위치한 지방 산업도시의 성장세도 컸다.

조선소 후광… 거제 7계단↑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소 2곳이 가동되고 있는 경남 거제시는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지역 경쟁력이 크게 상승해 올해 평가에서 상위 5위를 차지했다. 동아일보DB
조선소 후광… 거제 7계단↑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소 2곳이 가동되고 있는 경남 거제시는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지역 경쟁력이 크게 상승해 올해 평가에서 상위 5위를 차지했다. 동아일보DB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세계적인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는 탄탄한 지역경제를 기반으로 2012년보다 7계단 상승했다. 거제시 도시근로자의 평균 연소득은 5500만 원으로, 전국 도시근로자의 평균인 3600만 원보다 1900만 원이나 많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위치한 충남 아산시와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있는 전남 광양시는 순위가 각각 13계단 올랐다.

광역시 등 지방 대도시권에 속한 시군의 지역경쟁력지수 상승도 눈에 띄었다. 부산 기장군은 2012년보다 19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하면서 올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대구 달성군은 10계단, 울산 울주군은 5계단 순위가 뛰었다. 반면 2012년 종합 2위였던 경기 과천시는 중앙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한 영향 등으로 순위가 29계단 하락했다.

도농 복합시… 화성 올해도 최고 경기 화성시는 기업 유치와 신도시 개발 등에 따라 최근 3회 연속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화성시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한 ‘시니어 카페’에서 어르신들이 생과일주스를 만들고 있다. 경기 화성시 제공
도농 복합시… 화성 올해도 최고 경기 화성시는 기업 유치와 신도시 개발 등에 따라 최근 3회 연속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화성시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한 ‘시니어 카페’에서 어르신들이 생과일주스를 만들고 있다. 경기 화성시 제공
○ 상위 50위권, 수도권과 대도시 편중 여전

올해 평가에서 상위 50개 시군 가운데 도농복합시가 27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도농복합시는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의 강점과 녹지공간이 많아 삶의 질이 우수한 농촌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도농복합시인 경기 화성시가 최근 3회 연속 1위를 차지한 것도 도농복합시의 장점을 잘 살린 영향으로 분석됐다. 화성시는 지역경제력지수(1위)와 일자리지수(4위), 주민활력지수(6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평균 사업체 증가율은 17.4%(1위)에 달했다.

일반 시 22곳 가운데 경기 수원시 등 18곳이 상위 50위 안에 올랐다. 18곳 대부분이 수도권이었다. 반면에 군 지역은 84곳 가운데 경북 칠곡군 등 5곳만 상위권에 포함돼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지역은 삶의 질과 관련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지역경제력 등 다른 부분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해 지역경쟁력지수 상위 50위권에는 수도권 시군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24곳이 포함돼 수도권의 경제력 집중이 지역경쟁력 평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상위 50위권에서는 수도권을 비롯해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 천안시(13위) 등 충청권, 대구 달성군(43위), 경남 거제시(5위) 등 동남권 벨트지역에 많이 포진하고 있다. 2010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이 같은 추세는 2012년에 이어 올해 조사에서도 두드러져 대도시권 시군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전남 영암군 등 4곳 상위 50위 새로 진입

대구 달성군, 충남 서산시와 당진시, 전남 영암군 등 4곳은 올해 평가에서 50위권으로 새로 진입했다. 이 시군들은 지역경제력지수가 크게 올라가면서 순위 상승으로 이어졌다. 충북 옥천군과 충남 청양군, 전북 고창군과 완주군 등은 1인당 지방소득세 상승 등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태가 호전되면서 경쟁력이 강화됐다.

김광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평가에서 상위 50위권에 처음 진입한 대구 달성군 등 4곳은 공통적으로 지역경제력 분야에서 다른 시군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며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힘은 여전히 경제 분야에서 나온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4개부문 20개 지표로 160개 시군 입체평가 ▼

올해 첫 농어촌 ‘삶의 질’ 측정

어떻게 조사했나

지역경쟁력지수는 전국의 기초생활권 160개 시군(특별시와 광역시 구 제외)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 시군들이 차별화된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지수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09년 처음 개발해 2009, 2010, 2012년 3회 평가해 결과를 발표했고 이번이 4회째 평가다.

지역경쟁력지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개발한 ‘지역발전지표’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지역경제력 △생활서비스 △주민활력 △삶의 여유 공간 등 4개 부문에 걸쳐 총 20개 세부 지표로 구성돼 있다. 세부 지표는 시군의 재정자립도와 인구 1000명당 도시공원 면적 등 모든 분야를 다양하게 포괄한다. 지역경쟁력지수를 산출하기 위해 데이터는 2013년 통계자료를 주로 활용했다.

올해는 지역경쟁력지수 외에 농어민들의 삶의 질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농어촌 서비스기준’을 별도로 평가했다.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범정부적 투자가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역발전 목표 설정과 정책 모니터링, 성과 측정에 활용하기 위해 지역경쟁력지수 평가를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팀장=이태훈 미래전략연구소 차장 jefflee@donga.com
▽미래전략연구소=이유종 조진서 고승연 정지영 기자

지역경쟁력 평가 연구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송미령 기획조정실장, 성주인 김광선 연구위원, 심재헌 부연구위원, 노승철 위촉전문연구원
#지역경쟁력지수 평가#거제시#지방 산업도시#기업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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