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여권과 정부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기업인 가석방 필요성을 제기하자 재계에서는 “가석방이 기업가 정신을 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기업인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가석방 요건(법정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상태)을 충족했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내년까지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 회장은 특별사면을 받아야만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
경제단체들은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가석방 등 자격 요건이 되는데도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도 “국민들이 ‘법이 기업인들만 봐 준다’는 인식을 한 것은 과거에 잘못된 관행이 많았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이런 인식 때문에 기업인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또 다른 모순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 특성상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투자는 전문경영인보다는 오너가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너가 투자 결정을 못 내리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들은 그룹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 굵직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STX에너지와 ADT캡스 인수를 검토했다가 포기했다. CJ그룹은 올 상반기(1∼6월) 1조3700억 원의 투자 계획 중 4800억 원을 보류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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