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체계-공권력 불신 갈수록 커져
백인 60% “경찰 인종차별 없다” 흑인은 20% 그쳐… 극심한 인식차
미국 사법체계와 경찰 공권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또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미국 인종갈등과 관련해 흑백 차별에 대한 인식이 인종은 물론이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도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인의 50%는 ‘미국의 형사사법 체계가 소수 인종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된다’고 답했지만 흑인은 불과 10%만 이에 동의했다. 경찰이 인종에 관계없이 용의자를 동등하게 대우한다고 답한 사람이 백인은 60%였지만 흑인은 20%에 그쳤다. 이 결과는 11일부터 닷새간 성인 1012명을 상대로 전화 조사를 통해 나왔다.
올해 8월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미주리 주 퍼거슨 시의 10대 소년 마이클 브라운과 올해 7월 백인 경관에게 제압당하던 중 목이 졸려 숨진 뉴욕 시의 40대 남성 에릭 가너 사건을 보는 시각도 완전히 달랐다. 백인의 60%는 ‘두 사건이 독립적으로 벌어졌다’고 답했지만 흑인의 75%는 ‘두 사건이 인과관계가 있으며 흑인에 대한 미 경찰들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같은 백인이라고 해도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의 인식 차도 컸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백인의 67%는 ‘형사사법 체계가 인종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적용된다’고 답한 반면 진보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는 30%만 이에 동의했다. 경찰이 흑인과 백인 용의자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공화당원은 80%가 동조했지만 민주당원은 50%만 공감했다.
브라운 사살 혐의로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해 백인 공화당원의 50%가 ‘불기소 처분은 정당했다’고 한 반면 민주당원은 20%만 이에 동의했다. WP는 지난 30년간 인종차별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의 인식 차가 눈에 띄게 벌어졌다고도 평가했다. 1988년 AP통신과 미디어제너럴이 실시한 조사에서 사법체계 불평등에 대한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의 인식 차는 13%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에 이 차이는 36%포인트로 불어났고 이번 조사에서는 조금 더 늘어난 3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백인 공화당원은 여전히 ‘사법체계가 인종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반면, 백인 민주당원 중에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WP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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