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심(女心)을 뒤흔든 세 남자가 있다. 바로 2012년 3월생 세 쌍둥이인 대한-민국-만세, 배우 송일국의 세 아들이다. ‘삼둥이’란 호칭으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안방극장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지난 연말 KBS 연예대상에선 인기상도 받았다. 해가 바뀌어도 ‘대한민국만세앓이’는 여전하다. 2015년 1∼12월 탁상달력을 몽땅 세 쌍둥이 사진들로 채운 ‘삼둥이 달력’이 11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개당 가격 5500원, 20만 개 넘게 팔린 것이다.
▷달력 사진이라곤 해도 흔히 보는 아이들 사진과 다를 게 없다. 한복 입은 삼둥이, 욕조에서 노는 삼둥이, ‘먹방’ 하는 삼둥이 등. 연하장 대신 주변에 돌릴 생각으로 아빠가 직접 만든 달력인데 방송에 나간 뒤 구입 문의가 빗발쳤다. 그러자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하고 작년 말 온라인 예약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의젓한 대한, 애교 만점 민국, 장난꾸러기 만세. 각기 다른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아이들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에 열광한다. 그 덕분에 삼둥이는 스마트폰, 카드 회사 등 광고계의 블루칩 모델로도 떠올랐다. 양육 부담으로 자식 하나 낳아 키우기도 힘든 현실에서 천진난만한 삼둥이와 뒹굴며 얼굴 가득 행복 미소가 떠나지 않는 연예인 아빠의 일상이 부러운 것일까. 가족 해체 시대에 훈훈하고 따뜻한 가족의 일상을 대리 만족으로 즐기고 싶은 것일까. 젊은 사람들이 자기 아이는 안 낳으면서 남의 집 자식들에게 열광하는 것도 묘한 역설이다.
▷송일국은 “처음 세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기쁨은 세 배, 힘든 것은 세제곱이었다. 근데 요놈들 재롱을 보면 지금은 힘든 것은 세 배, 기쁨은 세제곱이 됐다. 나라에도 가장 큰 애국이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1.19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송씨 가문의 삼둥이가 한 가족의 기쁨을 넘어 ‘역시 아이는 있어야겠다’는 반응을 불러와 저출산 극복에도 기여한다면 더할 나위 없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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