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테러는 언론의 자유, 나아가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국제적 공분을 사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인과 지도자, 시민들은 일제히 폭력에 굴하지 않는 ‘샤를리 에브도’ 정신을 옹호하고 나섰다. 추모 물결은 7일 유럽 전역과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수백 명이 프랑스대사관 앞에 모인 가운데 제롬 보나퐁 프랑스대사가 밖으로 나와 이들과 함께 “언론 자유”를 소리 높여 외쳤다.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건물 앞에는 추모객 1000여 명이 모였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추모객들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뜻에서 펜을 들고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합창하기도 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집회에 참여한 프랑스 유학생 알리스 블랑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인과 언론매체가 어떤 얘기를 하건 설령 그것이 다수의 생각을 대변하지 않더라도 위협을 느끼지 않고 발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런던에 사는 프랑스인 나빌 나디피도 “샤를리 에브도가 출판한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테러를 정당화할 어떤 명분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 언론박물관 ‘뉴지엄’은 이날 오후 로비 화면에 ‘내가 샤를리다’ 슬로건을 띄웠다.
언론계는 이번 사건을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편집장은 사건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샤를리 에브도의 정상 발간을 돕겠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 언론인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만평에서 “유머가 없다면 우리는 모두 죽은 것”이라고 적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샤를리 에브도 기자들의 용기와 말할 권리는 의심 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덴마크 일간 베를링스케와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자사 신문에 싣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신문사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만화인들도 나섰다. 미국 만화가 매클라우드는 총을 든 괴한의 모습마저 풍자하는 만화가의 모습을 그린 만평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호주 만화가 데이비드 포프는 숨진 만화가의 시신 옆에 선 괴한이 ‘이 사람이 먼저 그렸다(He drew first)’고 변명하는 만평을 자신의 트위터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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