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의 영향으로 연초 상승할 조짐을 보였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매매가가 주춤하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이달 초에 비해 호가가 1000만 원가량 하락했다. 앞으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호가가 1000만∼2000만 원 올랐지만 지난주부터 주춤하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부동산 3법 통과 후 재건축아파트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렸지만 수요자들은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도 지난해 말에 호가가 2000만∼3000만 원가량 오른 뒤 거래가 뜸해지고 있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지난해 말에는 집주인들이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렸는데 지금은 매매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전했다. 최근 한신 5차, 한양아파트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서초구 잠원동 일대도 호가는 유지되고 있지만 거래가 드물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투자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됐던 부동산 3법의 약발이 예상보다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최근 주가 하락 등의 영향을 든다. 재건축아파트에는 실수요보다 목돈의 여윳돈을 들여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데 주가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얘기다.
정부의 추가 부양책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앞으로 정부가 매매시장을 살리려는 추가 부양책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들은 아직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가 비싸다고 판단하고 가격이 더 떨어질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세시장은 강남권의 재건축아파트 이주민들이 대거 이동하고 학군 배정을 기대하는 수요 등으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이주가 늘어나 전세난이 심화돼 매매가보다 비싼 전세아파트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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