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일본인 인질 2명 살해 협박]IS 노림수는
비군사 지원 美우방 내부교란 목적… 아베 회견 유도해 홍보효과도 노려
이슬람국가(IS)가 갑자기 일본인 인질을 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IS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공포심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S는 20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 성전(聖戰)에 자발적으로 발을 들였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중동 국가 지원이 이번 위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힌 셈이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17일 첫 방문지인 이집트에서 중동 안정화를 위해 25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이 가운데 2억 달러(약 2160억 원)는 IS와 싸우는 국가의 인적능력 향상과 기반시설 건설 등에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IS가 인질 석방 조건으로 제시한 2억 달러도 아베 총리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협박의 배후에는 보다 치밀한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테러학회장인 호원대 이만종 교수는 “테러집단은 자신들이 주목받는 것과 동시에 상대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한다. IS의 행위도 이런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100여 명을 이끌고 중동 순방에 나선 상황에서 이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IS는 이번 사건에 대한 주목도를 극대화시켰다. 아베 총리가 이스라엘 현지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연 것도 IS의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결국 인질극으로 국제사회에서 IS의 존재감을 더 크게 과시한 셈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으로 IS는 일본과 한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인지도를 상당히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박에는 미국의 우방을 내부적으로 교란시켜 IS에 대한 대응 의지를 꺾겠다는 전략도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IS가 테러를 저지르며 국가를 선포한 지난해 6월 이후 중동에 군대를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IS가 곧바로 협박을 강행한 것은 이 같은 방식으로 미국을 도우려는 또 다른 우방들에 공포감을 심어주려는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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