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LG계열이었던 식자재·외식 전문기업 아워홈이 구자학 회장의 막내딸 구지은 전무(48·사진)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번 승진을 두고 식품업계에서는 아워홈의 승계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워홈은 구지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2일 밝혔다.
구 부사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구 회장의 1남 3녀 중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다. 따라서 LG그룹을 친가, 삼성그룹을 외가로 둔 구 부사장은 한국 재계 인맥구도의 핵심에 있는 인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구 부사장의 승진을 계기로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고 여성의 경영 참여가 드문 ‘범(汎)LG가’의 불문율이 깨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보스턴대에서 인사관리 석사 과정을 마친 구 부사장은 삼성인력개발원과 글로벌 인사컨설팅 회사인 왓슨와이어트를 거쳐 2004년 아워홈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이후 구매물류사업부장과 외식사업부장, 글로벌유통사업부장, 구매식자재사업본부장 등으로 일하며 입사 당시 5000억 원대였던 매출을 지난해 1조3000억여 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부사장은 급식사업 중심이던 아워홈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시켰다. 한식 패스트푸드점인 ‘밥이 답이다’와 한식당 ‘반주’ 등 50여 개의 외식 브랜드가 구 부사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에는 코엑스 컨벤션센터와 인천공항의 식음료 사업권을 잇달아 따냈고 최근에는 미국의 멕시코 음식 패스트푸드 체인인 타코벨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는 등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해 10월에도 구 부사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순대 떡볶이 등 서민 품목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 부사장은 최근 10년간 아워홈에서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며 “이달 1일자로 아워홈 사장으로 부임한 김태준 전 제일제당 부사장(55)이 구 부사장 중심의 경영 구도를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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