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읽지 않았고 읽을 생각도 없다. 책이 책 같아야 읽지 않겠나”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 명예교수는 2일 오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이날 시판된 ‘대통령의 시간’을 읽어봤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그것 말고도 읽을 책 많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책 내용과 관련해 “(김대중·노무현 등) 전 대통령 탓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 탓을 하고 자기는 다 잘 했고, 남은 다 잘못했고 하는 것은 참 한심한 이야기”라면서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동안 모든 것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헤리 트루먼 전 미국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이런 것과 비교해 볼때 MB는) 대통령이라고 할 수가 있는지 참 그것도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MB의 회고록 출간 배경에 대해선 “그 내용을 보건대 혹시나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가 추락한 상황에서 어떤 국정의 쇄신을 위해서 전 정부의 의혹을 수사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 아닌가(의심된다)”며 “(현 정권을 향한) 어떤 경고도 있고, 세력의 결집을 의도한 거라고 본다. 그런 의도가 제일 많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즉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자세로 선제공격을 했다는 것.
이 명예교수는 이어 “한심한 것은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으로서의 대접을 전혀 못 받는 거 아니냐? 존경도 없고, 그래서 이게 완전히 레임덕 대통령이 공식화 되어버린 꼴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본인 책임도 있다”며 “본인께서 2011년 1년 동안 자기가 그렇게 강조했던 대선공약을 (취임 후) 100% 파기해버렸으니 할 말이 없다.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4대강 사업은 친환경 정책이었고 그 덕에 금융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그건 귀담아 들을 필요 없는 다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4대강 사업에 관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궤변이고 거짓말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4대강사업은 대운하가 귀속이 된 건데 대운하가 부상한 것이 2005년, 2006년인데 그때 그럼 2008년 금융위기를 예상했다는 것인가? 그거 말도 안 되는 거 아니냐? 황당한 이야기다. 그리고 대운하 가지고 무슨 금융위기를 극복했나? 택도 없는 이야기고, 처음부터 끝까지 귀담아 들을 이야기가 단 한 줄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이주영-홍문종 의원이 유승민-원유철 의원에게 패한 것에 대해 “참패한 데에는 뭐니 뭐니 해도 이른바 친박 후보라는 것 때문”이라며 “이제는 친박이 주홍글씨가 되어 버렸다. 저주의 주홍글씨가 되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번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황식 전 총리가 패배했고, 당 대표 선거에서 서청원 전 의원이 패배했고, 이주영 의원이 패배했으니 청와대와 친박은 패배의 3관왕이 됐다. 완전히 3스트라이크 아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렇게 된 것은 온 국민이 박근혜 정부는 문고리 3인방과 십상시가 끌고가는 정부라는 것을 다 알아버렸기 때문”이라며 “별다른 대책도 없고 어떤 변화를 가져오기도 어렵다고 본다. 이제는 국정이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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