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여야 정치권에 이렇게 주문했다. 최근 연말정산 파동으로 ‘증세(增稅)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은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는 여론이 강하게 일자 이런 지적들을 사실상 인정하고 정치권의 요구에 맞춰 정책기조를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최 부총리는 “여야에서 저부담·저복지, 중부담·중복지, 고부담·고복지 등 여러 얘기들이 나오는데 정치권에서 컨센서스를 이뤄야 재원조달을 어떻게 할지 제대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재정 확충 방안 등을 내놓는 것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될 수 있는 만큼 여야가 먼저 합의하면 정부가 수용하겠다는 의미”라며 “여야가 논의를 공론화하면 정부도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어떤 방법으로 복지재원을 마련할지에 대해 최 부총리는 “세출 구조조정 등으로 세수를 늘린 뒤 그래도 안 되면 국민적 동의를 얻어 마지막 수단으로 증세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3대 재정 확충 방안인 세출 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계속 추진하겠지만 그 한계가 드러난 만큼 국민만 동의하면 증세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최 부총리는 야당이 주장하는 법인세율 인상과 관련해선 “법인세는 국가 간에 경쟁하는 조세다. 일본도 더 내린다고 하고 미국도 법인세를 내린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증세를 논의할 국민대타협기구 설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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