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대부분 낙하산 인사… 내부승진 비율 30%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7일 03시 00분


공기업 임원들은

3일 부산도시공사 건설본부장에 임명된 김종원 이사는 1991년 부산도시공사가 출범한 이후 첫 평사원 출신의 임원이다. 부산도시공사가 부산시 산하 공기업이다 보니 그동안 등기임원은 시 공무원 출신들이 맡았다. 이번에도 전임 본부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부산시 기술직 간부들이 이 자리를 노렸지만 서병수 부산시장이 받아들이지 않아 내부 승진 임원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국내 공기업 임원 중 내부 승진 비율은 3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 인사나 상급 부처 출신의 퇴직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내부 출신이 공기업 사장 자리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장석효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가스공사 공채 1기다. 조계륭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역시 무보 역사상 첫 공채 출신 사장이다. 다만 이들 내부 출신이 공교롭게도 비리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내부 출신 사장들이 경영을 잘해야 후배들에게도 길이 열린다”며 “이들이 개인 비리로 줄줄이 철창신세를 지면서 ‘차라리 관피아가 낫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토로했다.

공기업 임원 중 여성 임원 수는 일반 기업에 비해 현저히 적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8월 발표한 ‘30대 공기업의 남녀 임직원 직급별 분포 현황’에 따르면 30개 공기업의 임원 중 여성 임원은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홍표근 한국광물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 단 2명이었다. 반면에 지난해 9월 말 기준 30대 그룹 여성 임원은 185명이었다.

공기업에서는 임원이 돼도 엄청난 혜택을 누리지는 못한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경우 사장과 감사를 포함해 임원은 총 7명이다. 여기에 일반직군 최고위 직급인 ‘1급(갑)’ 중 임원 대우를 받는 직원 5명을 합치면 사실상 임원은 12명이다. 상임이사는 운전사와 함께 기아자동차 오피러스급의 차를 제공받는다. ‘1급(갑)’ 신분의 본부장급 임원은 회사 일이 있을 때마다 회사 차량을 배정받아 쓴다 .

한전 관계자는 “보통 55세 안팎에 임원이 되니 50대 후반이면 옷을 벗어야 한다”며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것을 감안하면 임원이 오히려 수명이 짧은 셈”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이상훈 기자
#낙하산#내부승진#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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