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가사소송법 24년만에 개정… 법정대리인 없이 직접 청구
입양됐을땐 파양청구 할 수 있어… 양육비 30일 넘게 안주면 ‘감치’
앞으로는 부모의 학대로 고통을 받는 미성년 자녀가 직접 법원에 부모의 친권을 박탈하거나 상실시켜 달라고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미성년자인 양자가 양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우에도 자기 이름으로 직접 재판상 파양(양친자관계를 소멸시키는 것) 청구가 가능해진다.
대법원 가사소송법 개정위원회는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포함된 ‘가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대법원은 1991년 제정된 가사소송법을 24년 만에 전면적으로 개정한 이 개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법무부 등과 협의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은 가족 간 분쟁에서 통상 ‘약자’ 입장인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크게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법정 대리인을 통해 소송 제기가 가능했던 미성년 자녀들도 가족관계 가사소송을 직접 낼 수 있도록 했다.
또 미성년 자녀의 권리 보호를 위해 재판 절차에서 이들을 돕는 ‘절차보조인’ 제도도 신설된다. 이혼 소송 등 미성년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가사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은 나이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진술을 듣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개정안은 양육비 지급 명령을 받고도 ‘30일 이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바로 감치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혼 소송 중 법원이 양육비 지급을 명령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기존 과태료 처분 외에 직접지급 및 담보제공 명령,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행법은 통상 3개월간 양육비를 내지 않아야 감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3개월은 양육자가 참고 견디기 어려운 긴 시간”이라며 “이혼한 배우자를 괴롭힐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현실적 의견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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