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문재인 ‘이승만·박정희 참배’에 日 신사참배 비유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0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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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신임 대표의 고(故)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한 당내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2·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강경파’ 정청래 의원은 ‘유대인의 히틀러의 묘소 참배’, ‘우리 민족의 일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비유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모임 합류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천정배 전 의원도 두 전직 대통령을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은 독재자들’이라고 규정하며 문 대표의 참배를 비판했다.

먼저 정 최고위원은 10일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취임 첫 행보로 박정희, 이승만 묘소를 가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가지 않는다. 진정한 화해와 용서, 이런 것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지 않는다”며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에 대해서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그 학살현장이나 히틀러의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나?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우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하고, 천황 묘소에 가서 절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아직 그 정도의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행보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당 내에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극심한 찬반 논란이 있는 행보를 하면 안 된다”며 “지금 박근혜 정권이 박정희 시대의 2탄이다. 신 유신시대, 민주주의와 대선부정, 서민증세, 이렇게 민주주의와 국민의 행복을 탄압하는 이런 상황에서 박정희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전면전을 한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다는 것이 뭔가 언밸런스하다”고 밝혔다.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 전 의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의 첫 일정으로는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문 대표의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는 “(두 사람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은 독재자들”이라며 “그런 독재자들과의 화해는 잘못된 역사가 청산되고 바로 세워진다는 전제 위에서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시점은 그러기는커녕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 치하에서 유신독재 망령이 되살아난 듯한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때에 많은 피해 국민을 대변해야 할 야당이 할 일은 인권과 정의와 민주주의를 결연하게 옹호하는 것이지 화해 제스처를 앞세울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 참배보다는 양극화로 고통 받는 대다수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정, 이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선행 됐으면 어땠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공과와 관련해 국민은 후하게 평가하는 분위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또 나아가서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든가 그 세력이라고 해서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정권과 대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든가 소통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점은 앞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그 문제하고 적어도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았던 독재자 행태에 대해선 그 문제가 청산내지 어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전제 위에서 화해가 있어야 진정한 화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고 뭐 비유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행랑채에 사는 사람들이 안방마님을 용서해준다고 해서 그 불평등한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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