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임명동의안 처리 연기]본회의 인준 표결 싸고 긴박했던 하루
鄭의장, 개회 거부하고 여야 불러 협상… 與 “靑과 일정연기 협의 없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12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조율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의사일정은) 청와대와 조율할 것이 아니다. 왜 조율을 하느냐”며 “(본회의 일정은) 여야와 국회의장 간 조율할 문제”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조율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여야가 임명동의안 처리를 16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이후 “조윤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사후 통보’의 성격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선 10일 청와대 회동에서 어느 정도 물밑 교감을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 유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정국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자 인준 전략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박 대통령은 이 후보자 청문회 이후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 12일 임명동의안 처리를 강력히 희망했고 여당 지도부도 공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에 나선 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도 눈빛이 다르더라”며 “평소 같으면 ‘합의해서 하자’고 하면 얘기가 됐을 텐데 완강히 안 된다고 하더라”고 결연한 듯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요구해 본회의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워낙 상황이 급박하게 움직이다 보니 새누리당 지도부는 독자적으로 연기 일정에 합의하면서 사후 통보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본회의 처리가 안 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한 번 정도는 처리 날짜를 양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날 여야 대치 국면의 최대 고비는 오후 1시 52분에 찾아왔다. 여당이 오후 2시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14분 만에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다. 당시 야당 소속 청문위원들이 회의장으로 몰려가 “독재하겠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한선교 위원장은 여당 위원만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서를 단독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그러자 야당은 오후 2시 반부터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 강행 처리 시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후 4시 반 정 의장의 집무실에서 협상을 재개했다. 이어 30분 만에 여야는 본회의 일정을 16일로 연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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