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밀폐용기 1위 업체인 락앤락이 지난 1년간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굵직한 사안은 이렇게 세 가지다. 이런 점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락앤락의 ‘갑(甲)질’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공정위에 따르면 락앤락은 경쟁사인 삼광글라스의 ‘글라스락’을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광고를 게재했다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락앤락은 2013년 9∼11월 전국 홈플러스 매장 30곳에서 ‘높은 온도에서, 혹은 갑자기 차가운 부분에 닿으면 깨지거나 폭발하는 위험천만한 강화유리 용기’라는 내용의 홍보 동영상을 내보냈다. 경쟁 제품인 글라스락이 강화유리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겨냥한 광고였다.
당시 락앤락은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실험 영상자료를 인용해 강화유리를 ‘섭씨 204도에서 18분간 가열’해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실험조건은 섭씨 232도에서 80분간 가열하는 방식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락앤락 측이 강화유리 용기가 열에 약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더 낮은 온도에서 더 짧은 시간 안에 깨진 것처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락앤락은 또 미국 NBC 뉴스가 보도한 그래프를 인용해 강화유리 용기가 외부 충격 없이 스스로 깨지는 사고가 늘고 있는 것처럼 선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강화유리가 아닌 일반 유리로 된 모든 조리용기와 관련된 사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락앤락은 지난해 6월에도 삼광글라스를 상대로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가 경고처분을 받은 바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납품업체 200여 곳에서 ‘수시로 이뤄지는 락앤락의 감사를 수용한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은 혐의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다. 이 건은 아직 처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선 락앤락이 주력 시장인 중국 내 매출이 급감하고 국내 시장에서도 삼광글라스의 거센 추격을 받자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나 하도급 업체에 갑질을 할 시간에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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