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무역주도권 확보 선언 왜
“자유무역 확대로 美경제회복 촉진”… 의회도 신속협상권 처리 가능성 커
노조는 “임금저하-일자리 유출” 반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21일 ‘중국이 아닌 미국이 21세기 무역 질서를 새로 써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자신의 경제·무역 분야 최대 목표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의 올해 상반기 타결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또한 의회의 신속협상권(TPA) 조속 처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반대 세력을 사전에 설득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과 노조는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사례를 들어 자유무역 확대가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떨어뜨리고 일자리를 해외로 유출할 것이라고 반대해 왔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연설에서 “과거의 모든 무역협상이 애초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한 것은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우리가 스스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새로운 기회를 저버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지난주 발표한 ‘2015 대통령 경제보고서’에서도 “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률 상승과 고용 증가, 재정적자 감소는 중산층 살리기 정책의 성과”라며 “앞으로도 성장률 제고를 위해 TPP 체결, 정부 지출 증가와 교육,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이민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의회 분위기도 많이 누그러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민주당과 공화당의 협상팀이 TPA 관련 법안에 대한 이견 해소에 근접했으며 이르면 다음 주 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스트 트랙’이라고도 불리는 TPA는 행정부가 전권을 위임받아 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 의회가 이를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지만 내용은 손질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로 협상 상대방 국가에 대한 행정부의 교섭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올 상반기 내 TPP 협상 타결 확률이 50%보다도 훨씬 더 높다”고 밝혔다. TPP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12개국 중에서 최대 협상국은 미국과 일본이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핵심 참여국인 일본이 ‘5대 민감 품목’인 쌀과 유제품, 설탕, 밀, 쇠고기에 대한 시장 개방을 어느 정도 허용할지가 전체 협상 타결의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는 올해 초 미국 방문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 안보 공약의 대가로 미국에 성의를 보일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은 지난해 11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TPP에 대결하기 위해 자국 중심의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