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년여 만에 ‘불어 터진 국수론’을 다시 꺼냈다.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 30개 가운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11개다.
박 대통령은 2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좀 불쌍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예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부동산 3법이 지난해에 어렵게 통과됐는데 비유하자면 퉁퉁 불어 터진 국수였다”며 “그걸 그냥 먹고도 우리 경제가 힘을 내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집거래도 늘어났다. 불어 터지지 않고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느냐”고 했다.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법안이 더 일찍 통과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이다. 주택법 개정안은 법안이 발의되고 통과되기까지 2년 3개월이 걸렸다.
이는 증세나 복지 구조조정에 앞서 경제활성화가 우선이라는 박 대통령의 9일 발언과도 일맥상통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23일에도 “지난 2년은 경제혁신과 국가혁신의 토대를 마련하고 골조를 세운 기간이라면 이제는 그 위에 벽돌을 쌓고 건물을 올려야 한다”며 “그래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복지정책이 더욱 내실 있게 실현돼 국민 모두가 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2월 5일 국무조정실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평균 300일 이상 국회에서 (법안이) 표류한다. 300일을 묵히고 퉁퉁 불어 터진 국수같이 되면 (정책) 효과가 없다”며 ‘불어 터진 국수론’을 언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체감경기 악화를 국회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집권 3년 차 핵심 개혁과제 24개를 선정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 과제들은 올해 안에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개혁과제 상당수는 역대 정부에서 쉽사리 손대려 하지 않았다”며 “반대에 부딪혀 포기하거나 추진하더라도 성공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라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구체적이고 치밀한 실행 전략과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갖춰야만 (개혁과제를) 성공할 수 있다”며 “우리가 왜 개혁을 하려는지, 이 개혁을 이뤄내면 어떤 미래가 보장되고,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 상세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