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자본력과 가격경쟁력, 글로벌 상품 데이터베이스(DB) 등으로 무장한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외에서는 ‘산업 질서의 파괴자’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아마존 가입 회원 수는 약 2억 명. 한 달에 방문하는 소비자만 약 1억1000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상품 종류는 1000만 가지가 넘는다.
○ 한국 기업 ‘인재 빼앗기’ 나선 아마존
아마존은 이달 초부터 한국지사 근무 지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국내 오픈마켓 및 소셜커머스 등 전자상거래 업계와 무역업체 해외사업파트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력자들에게 접촉했다.
국내 한 오픈마켓 업체에 재직 중인 A 씨는 “이달 초 아마존 본사 측으로부터 이력서를 제출해 보라는 연락을 받은 뒤 설 연휴 기간 온라인 화상면접을 진행했다”며 “이번 주 대면면접을 치른 뒤 채용이 확정되면 3월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한국지사의 채용 규모는 250∼300명 선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미국의 채용 사이트를 통해 한국지사의 경영 및 제품 관리를 담당할 인력을 채용했고 이번에는 대부분 한국에 거주하는 실무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로서는 직접적 인력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마존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GS타워 12층 일부와 13층 전체에 대한 임차 계약을 2024년 2월까지 맺었다. 사무 공간만 약 3200m²(약 970평) 규모다.
○ “IT 기반 갖춰진 한국 시장 직접 공략”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는 아마존이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한 전방위적 온라인 유통 사업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아마존은 대부분 서적이나 미디어 콘텐츠 판매 분야로 한정해 사업을 시작한 뒤 유통망과 플랫폼 규모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판매하는 품목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는 해외 진출 전략을 택했었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소비자들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구매력도 높은 편”이라며 “아마존이 한국에서만큼은 전방위적인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바로 진출해도 한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및 ICT 업계는 소비자들이 값싼 해외 물품 구매에 대한 관심이 크고, 특히 미국에서의 구매 비율이 높은 만큼 본사를 미국에 둔 아마존이 한국어 서비스만 시작해도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배송 대행업체 몰테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비자의 전체 ‘직구’ 비율 중 86.5%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중국(5.2%), 일본(4.6%)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또 아마존이 물류센터 및 배송 시스템을 한국에 직접 갖추면 국내 해외배송 대행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마존은 ‘투데이 딜’이라는 소셜커머스 형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어 이제 막 성장세를 타고 있는 쿠팡 등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에도 위협적이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국내 ICT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고 다음카카오도 핀테크 및 모바일 쇼핑 시장을 차세대 먹을거리 사업으로 준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이 원클릭페이(OneClickPay)라는 간편결제 시스템 및 상품 검색 DB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이 업체들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마존은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익을 최소화하면서 판매량을 늘리는 ‘박리다매’ 전략을 통해 성장했고 현재 연 매출액 745억 달러에 이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파이어TV, 파이어폰, 전자책 단말기 킨들 등 하드웨어 및 미디어 콘텐츠도 자체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ICT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기기와 콘텐츠, 광고와 전자상거래 등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아마존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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