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르고, 이상하다 해도 그대로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이런 무대에 오를 차례가 됐을 때, 다른 사람에게 같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세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수상소감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각본을 쓴 영국 출신 작가 그레이엄 무어의 소감이었다. 그는 실존 인물이자 영화의 주인공인 수학자 앨런 튜링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자다. 그는 “16세 때 내가 남들과 다르고 이상하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시상식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닐 패트릭 해리스 역시 동성애자. 지난해 엘런 디제너러스도 레즈비언이었다. 해리스는 자신의 파트너와 쌍둥이를 입양하고 지난해 정식 결혼식을 했으며 이날 레드카펫도 파트너와 함께 밟았다. 그는 시상식 도중 영화 ‘버드맨’의 한 장면을 패러디하며 흰색 속옷만 입고 무대에 서 참석자들의 폭소를 끌어냈다.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퍼트리샤 아켓의 수상소감도 화제가 됐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다른 모두의 평등을 위해 싸워 왔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임금 평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가질 때입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배우 메릴 스트립과 가수 제니퍼 로페즈가 크게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상소감 직후 톰 페레스 미국 노동장관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트리샤 아켓에게 동의한다”며 “여성이 성공할 때 미국도 성공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날 레드카펫 최대 화제 중 하나는 ‘그녀에게 더 물어봐’ 캠페인이었다.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여배우에게 드레스에 대한 질문 외에 작품관이나 인생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자는 취지의 온라인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을 독려하는 글을 SNS에 올렸던 배우 리스 위더스푼은 이날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이 캠페인은 우리들이 드레스 이상의 그 무언가라고 말하기 위한 것”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레드카펫에는 원로 여배우 샤론 패럴(75)이 한복 디자이너 목은정 씨가 만든 한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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