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21명 초청 靑오찬
대회예산 2조… 8500억 후원 필요, 현재 목표액 30%밖에 못 채워
대통령이 직접 나서 도움 요청, 재계 “공감”… 지갑 열지는 미지수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기업들의 후원 저조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자 박 대통령이 직접 기업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대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 및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과 함께 경제계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며 “평창 올림픽이 세계인의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스폰서십 지원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오찬에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조현상 효성 부사장, 김창범 한화그룹 사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등 대기업 오너와 CEO 21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찬은 기업의 문화체육 후원 활성화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사실상 평창 올림픽 지원 요청이 주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평창 조직위에 따르면 경기장 등 인프라 건설을 제외한 대회 운영 예산은 2조540억 원이다. 이 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5902억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조직위가 마련해야 한다. 조직위는 이 중 8500억 원을 기업들의 후원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각종 수익사업으로 채울 계획이다.
현재까지 기업들의 후원은 저조하다. 스폰서로 나선 기업은 KT(통신)와 영원무역(스포츠의류), 파고다어학원(언어교육), 삼일회계법인(회계) 등 4개밖에 없다. 그나마 KT와 영원무역이 큰 금액을 내놓으면서 목표액의 30% 정도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날 박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따라 스폰서로 나설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조직위는 기대하고 있다. 조직위는 상반기 중 항공과 정보기술(IT) 분야의 기업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금년 말까지 8500억 원 가운데 75%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조직위가 유치하려는 스폰서는 코카콜라, P&G 등 IOC의 주요 스폰서와 업종이 겹치지 않는 지역 스폰서다. 조직위는 스폰서 등급을 1∼3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모두 30개 업종이다. 이 가운데 수백억 원 수준의 큰돈을 낼 수 있는 1급 지역 스폰서 계약이 급선무다.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인 박용현 이사장은 이날 “우리나라 문화 융성에 이바지하고 국격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력을 배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큰 뜻에는 공감하지만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부담을 느끼는 곳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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