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년 뒤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왔다.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북한이 현재 10∼16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2020년이 되면 적게는 20개에서 최대 100개까지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100개 보유’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북은 전술 핵무기를 필요한 곳에 얼마든지 배치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도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자료에서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는 물론이고 6자회담에도 복귀할 뜻이 없고 계속 핵무기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국 합참은 “북한이 그렇게까지 성과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렇다고 북핵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으나 아직 해법은 나온 게 없다. 오히려 이슬람국가(IS),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밀려 북핵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난 인상마저 준다.
북핵 문제를 내버려 두면 국제사회가 심각한 위협에 놓일 수밖에 없다. 영국의 해외정보국(MI6)이 북핵 일급 기밀을 알고 있는 북한 인사를 포섭하기 위해 비밀공작을 벌인 사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밀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북핵의 직접 당사자도 아닌 두 나라 첩보기관이 영화 ‘007’을 방불케 하는 공작을 벌인 이유가 과연 무엇이겠는가. 6자회담은 2008년 12월 수석대표 회의를 끝으로 6년 넘게 안 열리고 있다. 정부는 이전과는 다른 해법을 모색한다며 회담 재개 조건 등을 담은 이른바 ‘코리안 포뮬러’를 놓고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코리안 포뮬러’의 내용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어 과연 새로운 해법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북핵 문제가 아무리 풀기 어려워도 6자회담 재개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허송세월하다 북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재앙에 부닥쳐선 안 된다. 위트 전 담당관이 “지금 한국 정부가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현실적으로 핵무기 50∼100개를 보유한 북한과 어떻게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느냐”며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한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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