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위권 경영대학원들의 1년 수업료는 5만 달러(약 5500만 원) 안팎. 2년 과정을 마치고 경영학석사(MBA)가 되려면 학비만 1억 원이 넘는다. 그래도 MBA의 인기가 식지 않는 건 직장인 연봉 상승의 대표적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세계 어느 지역에서든 MBA 취득이 연봉을 크게 끌어올리는 실제 효과가 있다. 다만 MBA가 남녀 간 임금 격차를 줄여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격차를 더 크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의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는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특집으로 나왔다.
FT가 28세에 경영대학원에 입학한 남녀 직장인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남자들의 평균 연봉은 입학 전 7만 달러였지만, MBA 취득 후 3년이 지나면 13만7000달러로 95.7%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자의 평균 연봉은 6만4000달러에서 12만 달러로 87.5% 올랐다. FT는 “남녀 모두 연봉이 크게 올랐지만 남녀 연봉 격차는 입학 전 9.4%였지만, MBA 취득 후 3년이 지난 시점엔 14.2%로 더 벌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그 주된 이유는 남녀 전공 분야의 차이 때문이다. 여자들은 교육이나 비영리 분야로 많이 진출하는 반면, 남자들은 돈을 많이 주는 은행이나 (일반회사의) 재무 파트로 취업한다는 설명이다.
MBA 취득 후 연봉에서 남녀 격차가 줄어든 지역은 아시아(17%→12%)뿐이었다. 나머지 북미(7%→13%), 남미(30%→36%), 유럽(8%→16%), 아프리카(16%→36%), 중동(19%→23%) 등에서 MBA 취득 후 남녀 연봉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호주 등 오세아니아 지역은 경영대학원 입학 전에는 여자 연봉이 남자보다 4% 많았지만, MBA 취득 후엔 남자가 11%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FT는 “MBA를 취득해도 직장 내 남녀 임금 차별이 그대로 존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재무 파트에 근무하는 남자 MBA 취득자는 같은 조건의 여자보다 10% 정도 연봉을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한편 MBA 취득자의 평균 연봉(졸업 후 3년 지난 시점)이 가장 높은 지역은 남자 기준으로 남미(17만8000달러), 아프리카(16만2000달러), 중동(14만7000달러), 아시아(14만 달러) 순이었다. 북미지역은 이들 지역보다 낮은 13만6000달러였다. 그 뒤로 유럽(13만 달러), 오세아니아(10만8000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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