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4년제 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임모 씨(27·여)는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계속 취직이 안 돼 초조해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나름 상위권 대학이라고 생각하는 데다 학점도 3점대 중반을 유지했다. 토익 등 영어점수도 갖춰놨다고 생각하지만 취업에는 계속 실패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0여 곳에 이력서를 넣어봤지만 또 해를 넘기고 말았다. 임 씨는 “탈락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속 시원히 말해주는 곳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임 씨처럼 객관적인 ‘스펙’은 흠잡을 데 없지만 계속 취업이 안 되는 구직자의 경우 면접 태도나 기업 이해도 때문에 구직이 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두 가지는 구직자들이 중요도를 간과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월 21∼25일 구인기업 1001곳과 구직자 3191명에게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구인-구직 미스매치 유발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이 9.0%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미스매치’ 현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실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과 구직자 모두 ‘경력’을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이라고 답한 것은 같았다. 기업의 67.6%와 구직자의 52.2%(복수 응답)가 ‘면접 후 구직자를 채용하지 않은, 또는 자신이 채용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다른 요인들보다 “경력”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2순위부터는 기업과 구직자 간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기업은 ‘경력’ 다음으로 면접 태도(53.9%)와 기업 이해도(48.2%)를 꼽은 곳이 많았다. 하지만 구직자들이 이 요소를 중요하다고 택한 비율은 각각 6.7%와 23.3%에 불과했다. 특히 ‘면접 태도’는 구직자들이 가장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 항목이었다.
반면 구직자들은 관련 자격증, 어학 점수, (출신)학교 인지도 등을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업들은 태도나 회사에 대한 열성 등 주관적인 측면들을 더 중요하게 본 반면 구직자들은 수치화할 수 있는 객관적인 요소들이 채용 결과를 좌우한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채용 과정에서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한 인식도 달랐다. 양측 모두 ‘급여’와 ‘기업 안정성’ ‘사내 복지’ 등을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비슷했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출퇴근 용이성’이 중요하다고 본 반면 기업들은 구직자들이 ‘기업 규모’를 주요 선택기준으로 삼는다고 봤다. 중요한 채용 준비 사항을 묻는 질문에서도 기업들은 실무 역량과 관계된 인턴 경험을 중시한 데 비해 구직자들은 일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어학 점수를 상대방에 비해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은미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구인-구직 간 미스매치 해소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지만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근 교통수단 확대 등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 조성과 구직자들에게 면접요령 교육이 이뤄지게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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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9 08:56:44
스팩....어찌보면 이것을 학원들의 장난일 뿐이다. 누가 이리저리 해서 취업을 했다고 하면 취준생들이 전부 그기에 올인하는 현실에 과연 스팩이 답일까? 스팩이니 뭐니 하지말고 기본부터 세워라.기본이 뭐나? 바로 사람, 인간의 됨됨이다.
2015-03-09 13:07:28
기업에 필요한 인재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묵묵히 기업에 순응하여 맡겨진 일을 차분히 처리할 사람, 둘째는 계속 새로운 것을 개발창안해 낼 사람입니다. 이 두 가지 범주안에 들지 못하면 성적도 스팩도 인물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학원과 기업은 이걸 모릅니다.
2015-03-09 11:24:52
취직말고 창업하시라... 그래서 세금도 많이 내고 사람들 많이 뽑고 월급도 많이주고. 왜? 머리좋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구글이나 애플같은 회사 만드려고 안 하는지? 창업해서 세계를 대상으로 경쟁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