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부친 “한국민 우정과 걱정에 감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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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퍼트 전화 인터뷰
아들, 한미관계 영향 없을거라 해… 5월 방한해 손자 세준 안아보고파

리퍼트 빠른 회복… 이르면 내일 퇴원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VIP 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8일 제임스 위너펠드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을 맞이할 때도 평소 운동할 때 입던 평상복을 입었다.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는 회복을 상징하는 한편 손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평상복을 입었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르면 10일 퇴원할 예정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제공
리퍼트 빠른 회복… 이르면 내일 퇴원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VIP 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8일 제임스 위너펠드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을 맞이할 때도 평소 운동할 때 입던 평상복을 입었다.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는 회복을 상징하는 한편 손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평상복을 입었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르면 10일 퇴원할 예정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제공
“아들 상태는 많이 나아진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보여준 우정과 걱정, 최선의 조치에 가족을 대표해 감사드립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부친 제임스 리퍼트 씨(사진)의 목소리는 이역만리에서 초유의 테러를 당한 아들의 아버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종일관 차분했다. 6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저도 부모인지라 아들이 피습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순간적으로 (한국을) 원망도 했고 화도 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를 비롯해 가족 모두 차분한 마음으로 마크의 쾌유를 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많이 놀랐을 것 같습니다. 리퍼트 대사와는 사건 직후 자주 통화합니까. 현재 대사의 몸 상태는 어떤 것 같습니까.

“사건 전에도 자주 통화했고 이번 일 뒤로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나 아니면 아내(대사의 어머니)와 통화하고 있습니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나중에 혹 후유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런 상황은 아닌 거 같아 보입니다.”

―병원 치료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요.

“마크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이전에 비슷한 사건을 겪어 그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설이나 수술이 매우 좋고 만족스럽다고 했습니다. 제게 ‘아버지, 병실이 거의 호텔 수준이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했으니까요.”

▼ “처음엔 화도 났지만… 공직서 겪을 수 있는 사고” ▼

―사건 직후 미국 언론을 통해 ‘공직을 수행하다 보면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솔직히 놀라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그랬나요? 당연한 것이라 느끼는데 그렇게 (대단하다고) 받아들여 준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미국에서는 군인 경찰 같은 ‘제복 입은 공직자(Men in Uniform)’에 대한 존경심도 크고 가족이나 당사자들의 자부심도 큽니다. 마크가 기를 쓰고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에 가려고 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자부심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가급적 피하면 좋지만 희생이 동반될 때도 있습니다. 이번에 마크가 겪은 비극적 사건도 명예로운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이번 사건이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나는 변호사라서 이번 사건이 한미관계나 국제정치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책임 있게 말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아버지로서 또 미국 시민으로서 이번 일이 아들이 지켜내고 싶어 하는 한미 간의 우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아들이 전문가 아니겠습니까. 아들 말로는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한국 방문 계획을 묻자 차분했던 목소리 톤이 약간 올라가면서 따뜻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최근에 제가 무릎관절 수술을 받아 몸이 좀 불편합니다. 건강이 회복되면 5월경 방문해 아들 부부와 만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새로 태어난 손자(제임스 윌리엄 세준 리퍼트)를 안아보고 싶습니다. 마크가 내 이름을 그대로 따서 손자 이름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김정안 기자
#리퍼트 대사#리퍼트 부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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