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예정된 3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와 글로벌 환율전쟁 양상으로 인해 한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통위 개최를 위한 각종 내부 회의를 이미 마친 상태다.
한은은 기준금리뿐 아니라 다른 통화정책 수단에 대한 검토에도 들어갔다. 우선 중소기업에 저리(低利)의 자금을 대출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도액(현재 15조 원)을 크게 늘리는 쪽으로 이미 방향을 잡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국회에 출석해 “한은은 금리가 주된 수단이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의 수단은 적극적으로 취하겠다”며 한도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모든 경제 주체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정책과 달리 금융중개지원대출 같은 여·수신제도는 중소기업 등 특정 영역에 정책 효과가 집중되고 부작용이 작다.
다만 한은은 이 카드를 기준금리 인하와 병행해 쓸 것인지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 설문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의 대부분(92%)은 이달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일단 이번에 금리 동결을 선택하고 추후 지표를 더 확인한 뒤 4월에 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만약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少數) 의견이 나온다면 추후 인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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