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 관계인 변호사에게서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받고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청탁한 혐의로 기소된 일명 ‘벤츠 여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2일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내연관계에 있던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로부터 사건 청탁 등 대가로 벤츠 승용차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 전 부산지검 검사(40·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내연관계인 부장판사 출신 최모 변호사(53)로부터 고소 사건을 청탁받은 시점이 2010년 9월인데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은 이보다 2년 7개월 전인 점 등으로 미루어 알선 대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이 씨가 받은 청탁과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내연관계에 있는 변호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알선의 대가를 받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 전 검사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4462만 여원, 샤넬 핸드백 및 명품의류 등 몰수를 선고했다.
이 전 검사는 1심 판결 직후 “최 변호사에게 사건 청탁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기억이 없다. 설사 청탁을 받았어도 벤츠와 신용카드는 연인이던 최 변호사가 사랑의 정표로 제공해 보관하고 관리한 것일 뿐 알선 대가는 아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에게 고소 사건을 청탁받은 시점은 2010년 9월 초순인 반면, 벤츠 승용차를 받은 시점은 2008년 2월로 청탁 대가로 승용차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를 요구해 사랑의 정표로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 같다”며 “신용카드 역시 청탁 시점 4개월 전에 받은 것을 보면 내연 관계에 따른 경제적 지원 방법으로 사용했지 대가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전 검사는 2010년 9월 내연 관계이던 최 변호사가 동업자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임관 동기인 창원지검 모 검사에게 청탁을 한 대가로 같은 해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벤츠 승용차와 명품백 등 5591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벤츠 여검사’ 사건의 진정인이자 내연녀인 이모(43·여)씨로부터 사건 무마 청탁을 받고 수사기관 공무원과의 교제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 대해서는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소식에 누리꾼들은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사랑의 정표라니”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대가성이 아니라고?”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원심 확정됐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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