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활성화 대책 엇박자]
30대 기업 2014년 인건비 지출 7%↑… “유보금 많아 인상여력 충분” 지적도
지난해 전반적인 기업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기업의 인건비 지출 규모가 2013년보다 7%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국내 30대 기업(2014년 매출 기준, 공기업·금융사 제외) 중 15일까지 감사보고서 제출을 완료한 22개 기업의 재무제표를 종합한 결과, 2014년 인건비 규모(급여·퇴직급여·고용보험 등 복리후생 포함)는 모두 44조2812억 원으로, 2013년(41조3596억 원)에 비해 7.1% 상승했다.
이들 기업의 전체 임직원 수는 46만5612명에서 46만2599명으로 0.6%(3013명) 줄었지만 1인당 지출한 인건비 평균 금액은 7.8% 늘었다. 2014년도 직원 1명에 대해 지출된 평균 인건비는 9573만 원, 2013년은 8883만 원이었다. 1조 원이 넘는 특별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KT를 제외하더라도 평균 8959만 원에서 9379만 원으로 인건비가 4.7% 늘어났다.
매출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인건비 총액이 11조6604억 원으로 2013년 11조2691억 원에 비해 3.4% 증가했다. 2위 현대자동차도 6조21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2014년 들어 실적이 개선된 삼성물산과 SK하이닉스는 각각 19.6%, 19.4%씩 크게 올랐다.
이에 대해 30대 기업 한 관계자는 “이미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올리는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임금은 정책이 아니라 회사의 실적과 직원들의 사기, 미래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 다양한 경영 여건을 균형 있게 맞춰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부가 임금 인상을 압박하지 않아도 통상임금 등의 변수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사팀장은 “2014년 종업원 1000명 이상 규모 기업의 평균 통상임금 상승률이 26.7%에 이른다”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이 여전히 막대한 사내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어 추가적인 임금 인상 여력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 규모는 442조 원(2012년 기준)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미국, 영국, 독일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임금 인상을 가장 효과적인 내수 진작 정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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