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오늘 3자회담을 갖는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의 만남은 의미가 각별하다. 2012년 대통령 직을 놓고 치열하게 겨루다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됐고, 다른 한 사람은 제1야당의 대표로 대통령을 견제하는 위치에 섰다. 정치적 라이벌이자 동시에 국정의 파트너인 셈이다. 두 사람이 오늘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도, 절망을 느낄 수도 있다.
역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대체로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엔 타협이 쉽지 않은 정치적 이슈보다는 모두가 해결책을 갈구하는 경제 이슈가 대화의 주 소재가 될 것이기에 적어도 과거의 악례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으로 일단 기대는 해본다. 박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 결과를 설명하면서 경제와 민생, 안보 이슈 등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주문할 것이다. 문 대표도 당에서 강조해온 경제정책 기조로의 대전환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두 사람이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마주 앉아야만 이해의 공감대를 넓히고 타협의 실마리를 찾기도 보다 용이할 것이다.
지금 국민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민생과 직결된 경제 문제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박 대통령은 경기 활성화에, 문 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절충하고 차이를 좁힐 수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4대 구조 개혁도 두 사람이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통해 필요성을 공감한다면 개혁에 한층 속도를 내고 내실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 문제 중에서도 특히 시급한 것이 일자리다. 애써 공부시킨 자녀가 스스로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번듯한 일자리를 가져야 사는 보람도 느끼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가 법안 처리든 무엇이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해법 마련에 우선적으로 협조하기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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