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회. 17일 하루 동안 내 스마트폰이 울렸던 횟수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다니는 습관이 있어 알림이 오면 곧바로 무슨 내용인지 확인한다. 깨어있는 시간을 18시간이라고 가정하면 시간당 11차례 알림을 확인한 셈이다. 급한 업무를 할 때에는 알림 소리만 듣고 당장 확인해야 할지 말지를 정하기도 한다. e메일, 모바일 메신저, 문자 등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종류마다 알림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휴가 중에도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 알림에 반응한다. 가끔 모든 인터넷에서 ‘로그아웃’하고 싶지만 당장 불편함을 감수할 자신이 없다.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이 편리해졌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심리적인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근로자의 개인 생활을 보장하고 e메일이나 전화에 따른 심리적 피로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13년 퇴근 후에는 업무와 관련된 e메일이나 문자를 사용하지 않을 권리를 법제화했다. 실제 독일 BMW 본사는 직원들이 근무시간 외에 ‘전화를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역시 2012년부터 퇴근 30분 이후에는 e메일을 작성할 수 없도록 하는 사규를 만들었다.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모바일 시대의 그늘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3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1명(11.8%)이 스마트폰이 없을 때 불안감과 금단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1년 결과보다 3.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청소년층(만 10∼19세)은 4명 중 1명이 중독위험군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소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2010년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 40일 동안 지낸 자신의 경험을 책 ‘아날로그로 살아보기’를 펴낸 독일인 기자 크리스토프 코흐 씨는 이 책에서 과도한 인터넷 의존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기상 직후 스마트폰 확인하는 습관 버리기 △침실에서 인터넷 관련 기기 없애기 △e메일은 정해진 시간에만 확인하기 △휴가 시 인터넷 관련 기기를 두고 떠나기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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