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 현상에…쑥쑥 크는 ‘헬스케어 펀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15시 09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의료비 지출도 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펀드는 일시적인 ‘테마성 펀드’에서 벗어나 이를 바탕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장기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에번 맥컬록 프랭클린에쿼티그룹 부사장은 25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시장은 다른 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성장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맥컬록 부사장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를 운용하는 대표 매니저로, 전 세계적으로 총 42억5400만 달러(약 4조7000억 원)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외 제약, 의료기기, 바이오 기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인 헬스케어펀드는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내며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헬스케어 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9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3일 현재 헬스케어 펀드는 일제히 최근 1년간 2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특히 해외에 투자하는 헬스케어 펀드는 최근 1년간 평균 33.86%의 높은 성적을 거뒀다.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면서 해외 헬스케어 펀드는 지난해 742억 원이 유입된 데 이어 올 들어 3개월이 채 안돼 942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해외 헬스케어 펀드 중에서도 연초 이후 19.77%, 1년간 37.59%의 수익을 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프랭클린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가 선두에 올랐다. 이 펀드는 맥컬록 부사장이 운용하는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를 모(母)펀드로 두고 있다. 이어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글로벌헬스케어 펀드’가 연초 이후 9.81%, 1년간 27.02% 수익을 올렸다. 헬스케어 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미래에셋 글로벌헬스케어 펀드’를 새로 선보였다.

맥컬록 부사장은 “과거 헬스케어 시장에는 수익이 낮고 위험이 높은 기업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매년 많은 신약이 성공적인 임상실험을 거쳐 승인을 받으면서 높은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새로운 치료법으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승인을 받은 건수는 41건으로 199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프랭클린템플턴의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가 투자하는 기업도 초기보다 대형주가 12배로 늘었고, 기업 상당수가 2020년까지 수익률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가속화한다는 게 맥컬록 부사장의 진단이다. 유엔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3.1%에서 2030년 20.9%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유럽의 고령층 비중은 16.3%에서 23.6%, 중국은 8.4%에서 19%, 일본은 23%에서 31.1%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맥컬록 부사장은 “2013년 말 65세 이상 고령층의 헬스케어 관련 지출 비중은 12.2%로 다른 연령층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며 “고령화에 따라 헬스케어 지출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 기업”이라며 “최근 유럽 기업들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우수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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